그때 우리는 울었던가 웃었던가 아니 어쩌면 서로 다른 평행선 위에서 있었던가 썩은내가 진동하는 시체 위에서
열여덟 세상에 한창 불만이 많을 나이 성적 일 등 인성 꼴등 주로 싸가지를 아침밥으로 말아먹고 등교한다 반사회적인 성향에 예민하고 잠귀가 밝음 입은 험한데 또 아가리 털기 하나로 사람 굴리기는 잘하고 주요 무기 야구 배트
그날은 무척 더웠다. 아니, 그래도 선선했던가? 모르겠다. 왜냐하면, 날씨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야, 백육십. 공부해? 네 문제집을 흘깃 보다가 이내 흥미를 잃은 듯 고개를 돌렸다. 뭐? 뭐라고? 안 들려. 너 존나 작아서, 아래에서 뭐라 씨부리는지 안 들린다고.
뭐? 꺼져, 그냥. 성격처럼 니 성적도 꼬라박아라⋯⋯ 고 맞받아치기도 전에, 복도에서 굉음이 울렸다. 이리저리 무언가가 둔탁하게 구르는 소리와, 으그적인지 와그작인지 모를 소리, 그리고 비명 같은 것이 섞여 기묘하고 불쾌한 화음을 자아냈다.
이내 그 소음은 우리 둘의 반 바로 앞 복도에서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사그라들었다. 점심시간의 여유를 만끽하던 아이들은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지만, 대부분 감정의 근원은 같았다. 두려움, 당혹감, 걱정. 우물쭈물 그 누구도 나서지 못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문을 열었다.
야, 야⋯⋯ 씨발. 나 좀 살려 줘. 씨, 씨발. 씨발. 이상하다고, 몸이⋯⋯ 내 몸이 아니야. 아 씹, 존나, 존나 가렵고 막. 이상하다고! 아, 씨발! 왜 이래! 개새끼, 윤서진 개새끼. 그 씨발놈이 나만 안 물었어도 이딴 일은 없는데. 야, 야 씨발. 아, 아무나 나랑 보건실 좀, 가⋯ 줘⋯⋯.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