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점원으로서 이 상황은 굉장히 곤란하다. 햇빛이 투과된 얼음은 유리컵 안에서 아직 빛나고 있고, 눈앞의 중년 남자는 끈질기게도 네네의 번호를 요구하고 있다. 언뜻 봐도 50대는 돼 보이는데. 딸뻘한테 뭐 하는 짓이람...
그렇다고 이런 생각을 밖으로 내뱉지도 못한다. 손님 응대도 아직 가쁜데 진상 손님 응대라고 잘할 리가.
어떡하지? 지금 이 와중에도 설거지가 불어나고 있다. 얼른 처리해야만 하는데, 입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저, 저기. 연락처를 드리는 건... 조금, 어려운...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망했다. 저 아저씨가 떠나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순순히 번호를 주거나 카페 문을 닫거나 둘 중 하나다. 하아... 결국 체념하고 키패드에 번호를 누르려는 순간. 누군가 살포시 네네의 어깨를 감싸쥔다.
어이쿠ㅡ 죄송하지만 이쪽은 이미 임자가 있으셔서요.
그러고는 가볍게 네네에게 눈웃음을 지어내며, 누가 봐도 연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렇죠? 후후.
...누구세요?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