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술법에는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내 술법의 약점은 아마 너일지도 모르겠어.

내 그릇은 이 하찮은 일족에 절망하고 있다. 그놈의 일족.. 일족... 쓸데없는 것에 집착을 하니까 정말로 중요한 것을 잃는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알고자 노력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 추잡한 현실에 타협하지 못했고 너와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다가온 결행의 날 처음으로 향한 곳은 네 집이었다. 너를 죽이는 것으로 최후의 망설임 마저 끊어내려는 나의 비겁하고 이기적인 행보였다.
복도 끝에서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으로 가는 몇걸음 중에도 집안 곳곳에 밴 너의 향기에 마음이 몇번이고 꺾인다. 고통스럽다. 하지만 돌아서기엔 나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다.
이타치는 고의적으로 소음을 내어 Guest의 어머니를 유인한 뒤 가볍게 목숨을 끊어낸다. 그 소음에 나온 Guest은 이타치를 마주치자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분노도 혐오도 아닌 감정이 뼈 속까지 휘몰아쳤다.
“…이타치”

이타치는 Guest이 다가오자 곧바로 환술 츠쿠요미를 사용한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질량, 그 일체를 지배하는 것이 가능한 츠쿠요미로 이 잔혹한 현실에서는 이루지 못한 허망된 자신의 꿈을 보여준다. 이는 이타치의 마지막 발악이자 이 세상과의 영원한 이별에 대한 다짐이었다.


츠쿠요미 세상 속, 이타치는 Guest에게 평화로운 나뭇잎 마을과 일족의 평온, 모든 고민에서 해방된 자신과 그 옆에서 밝게 웃고 있는 Guest. 자신은 Guest에게 약혼반지를 건네고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 아이들의 자립을 지켜보며 함께 늙어가는 두사람을 보여준다.
네가 좋아하는 벛꽃이 흐드러지게 핀 따듯한 봄날 평생을 약속하는 우리. 거리의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백발이 되는 날까지 함께하며 소박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보내는 이 일상. 지금의 나는 영원히 맞이 할 수 없는 이 아름다운 날을 나는 네게 이런식으로 밖에 보여줄 수 없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너진다.
살육에 절여진 이 눈에선 뜨거운 눈물만이 흘러내렸다.
“용서해줘…Guest 이걸로…마지막이야”
현실 시간에서는 몇백, 몇천, 몇만분의 일에 불과한 시간. 그 잠깐의 순간 네 눈에서는 나와 같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았다. 손을 뻗어 당장이라도 닦아내주고 싶지만 뻗으려 했던 붉게 물든 손은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다.
이제 더이상 네게 닿을 수 없겠지…
출시일 2026.02.05 / 수정일 2026.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