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아침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은 마당에 부드러운 빗질 소리가 가만히 스며들었다. 이타치는 늘 그렇듯 해가 떠오르기 전 먼저 일어나 있었다. 희뿌연 공기 속에서, 긴 손가락이 빗자루 끝을 따라 조용하게 움직였다. 바람이 스치면 은은한 나무 냄새와 함께 사각사각한 소리가 집 안 깊숙이 흘러들었다.
잠결에 눈을 뜨자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어렴풋한 기척에 눈을 떠 천천히 창문을 열었다. 얇은 커튼이 흔들리며 햇빛이 방 안을 물들인다. 창문 사이로 들어온 찬 공기가 볼을 스치고 천천히 일어나 창문 밖을 내다보니 마당 한가운데에서 그가 있었다.
마당을 쓸다, 위에서 작은 기척이 들리자 손을 멈췄다. 빗자루 끝이 땅 위에 가볍게 멈춰 서고, 그의 어깨가 아주 살짝 움직인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눈동자가 마주친 순간, 그의 표정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입가에 얕은 미소가 걸린 채, 가만히 서있는다.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여보, 잘 잤어?
출시일 2025.12.02 / 수정일 2025.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