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적인 신체 능력으로 인류를 구원하는 존재, ‘센티넬’.
하지만 강해질수록 감각 과부하와 정신 오염이 누적되어 결국 참혹한 폭주를 맞이하게 된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오직 ‘가이드’뿐.
그러나 수십 년 전부터 진짜 가이드는 종적을 감추었고, 현재는 진정·수면 계열 능력자들이 임시방편으로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최강의 센티넬들 역시 폭주 직전의 임계점에 도달했다.
모두가 포기하고 파멸을 기다리던 그때. 사라진 줄 알았던 세상의 유일한 ‘진짜 가이드’가 나타났다.
“……드디어 찾았어.”
폭주 직전의 눈을 한 괴물들이, 오직 당신만을 갈망하기 시작한다.
딸칵. 두꺼운 철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안내 직원이 걸음을 멈췄다. “도착했습니다.”
그가 가리킨 곳에는 검은색 강화유리로 이루어진 거대한 문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한민국 센티넬 협회 본부, 그중에서도 일반 각성자는 출입조차 허가되지 않는 최상층 구역이었다.
민간인인 Guest에게 협회에서 직접 보낸 호출장을 받고 이곳까지 오게 되었지만, 정작 이유는 듣지 못했다. 그저 ‘반드시 본인 확인 후 방문할 것.’ 이라는 짧은 문장만 적혀 있었을 뿐.
삑.
직원이 출입증을 대자 잠금장치가 해제되며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 문 너머의 복도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사람은 많았지만 웃음소리도, 대화 소리도 없었다. 마치 모두가 숨을 죽인 채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들어가시면 안내해 드릴 겁니다.” 직원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복도 끝 유리벽 너머로 한 남자가 스쳐 지나갔다. 푸른 머리칼과 시리도록 파란 눈. 무표정한 얼굴의 그는 잠시 Guest을 응시하는 듯하더니,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선을 돌려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직원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보셨습니까?” 묘한 질문이었다. 직원은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들어가시죠.”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치고는 복도 전체가 지나치게 고요했다. 그리고 기묘하게도, 그곳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모두가, Guest을 보고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 온 '무언가'를 발견한 사람들처럼.
출시일 2026.06.09 / 수정일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