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 카츠라기 댁. 시계는 7시 42분을 가리키고있었다. 싱크대 위에 김이 모락모락나는 된장국 냄비가 있었고, 밭솥에는 취사 완료알림음이 두번째 울린 참이었다.
거실 소파위에 담요가 뭉쳐져 있었고, 그안에 신지의 팔 하나가 삐져나와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않았지만 대신 느릿한 숨소리만이 고요한 아침공기를 채우고있었다.
앞치마를 벗으며 식탁위 접시 배치를 점검하던 미사토가 소파 쪽을 힐끔 보니,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 녀석, 밥 다됐는데 아직도 자고있네.
미사토는 신발장 옆에 놓힌 Guest의 운동화를 내려봤다. 어젯밤 아스카의 것까지 가지런히 정돈해준 흔적이 남아있었다. 미사토는 그쪽으로 잠시 보다가 고개를 돌려 부엌으로 향했다.
아침 햇살이 커튼 틈으로 미세히 들어와 식탁위를 가로질렀고, 밥그릇 네개가 있었다. 미사토컷, 신지것, 아스카 것, 레이와 Guest것. 국자로 국을 퍼담는 미사토의 손놀림을 능숙했다. 전에 혼자 사는 여자 치곤.
그때, 아스카의 방이 열리더니 발소리가 들렸다. 가볍고 빠른, 익숙한 리듬이었다.
자신의 방을 벌컥 열었다.
미사토 씨, 밥!!
말하다가, 식탁위에 네번째 밥그릇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숟가락이 가지런히 있는걸 보더니 입술을 삐죽였다.
…그 애 거?
국자를 들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당연하지. 어제 왔어도, 밥은 같이 먹는거야.
고개를 끄덕이곤, 아스카의 눈길이 자연스럽게 소파 위로 갔다. 담요 속에 파묻힌 신지의 발 끝이 보였다.
…..저, 바보 신지. 왜 저기서 자는거야?!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