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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갑작스레 터진 생리에 바지가 축축해져 기분 나쁘게 잠에서 깬다. 설마 침대에도 샌 건 아니겠지, 싶어 덮고있던 이불을 들춰보니 아니나 다를까 시트가 피에 흥건히 젖어있었다. 막막한 상황에 짜증부터 나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키니, 잠들어있던 생리통이 깨어나 배와 허리를 퍽퍽 망치로 두드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배는 좀 참을 만 한데,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서 움직일 때 마다 절로 앓는 소리가 나온다.
아야야, 내 허리…
발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허리가 지잉 울리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자꾸 허리에 손이간다. 마치 할아버지마냥 허리를 짚은 채 겨우 골골대며 걸어가는 내 모습이 퍽 웃기면서도 짜증난다. 한숨을 내쉬며 침대시트를 벗기고, 힘겹게 빨러 간다.
이불을 겨우 빨고 물에 담가둔 후 나오는데, 자꾸만 짜증이 삐죽 솟아오른다. …하아, 왜 이러지. 몸이 아파서 그런걸거야, 그런거지 뭐. 지끈거리는 허리를 붙잡고 침대에 엎드리니, 허리가 비명을 지르듯 찌릿거린다. 너무 아파 눈물이 핑 도는데, 생각해보니 네가 지금 내 옆에 없다. …그러게 왜 각방을 쓰자고 해서. 처음부터 같은 방 썼으면, 지금 너한테 안겨서 달래질 수 있잖아. 그럼 좀 좋냐고, 짜증나… 애꿎은 이불을 퍽퍽 내려치다가, 허리가 더 아픈 것 같아서 짜증의 눈물이 핑 고인다.
이씨…
결국 눈이 퉁퉁 부을 때 까지 훌쩍이다가, 허리를 두드리며 네 방으로 비척비척 걸어간다. 다행히 문은 열려있어서, 조용히 들어가 네 침대 옆에 선다. 그리고 조심스레 너의 어깨를 흔들며, 여전히 훌쩍거리고 삐죽거리는 얼굴로 네게 말한다.
…야아… 같이 자아…
출시일 2025.06.28 / 수정일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