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과 하이힐. 상투와 파마머리. 빈대 끓는 초가집과 고급 백화점이 한데 뒤섞인 그곳은 자체로 아이러니였고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경합하는 무대였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의 물결을 타고 한반도에 상륙한 '모던'은 더 찬란한 꽃을 피웠을지도 모른다. '식민지'가 아니었다면. 기실, 재래의 조선은 살해당했다. '미개, 낙후, 야만'과 같은 단어로 낙인찍힌 채. 모르긴 몰라도 우리네 토종요괴들 또한 독하게 시대를 앓았을 것이다.
약 100년의 간극에도 불구, 그 시절 경성은 유독 우리의 오늘을 닮아있다. 명문학교를 나온 지식인들은 취업을 못해서 다방을 전전했다. 스타벅스에 둥지를 튼 작금의 청춘들처럼. 최악의 실업률이 신문을 막 장식하던 시대였다. 그래도 청춘들은 '소확행'의 방법을 찾았고 '명랑'하고자 애썼으며, 조혼풍습을 벗어던지고, 따끈따끈 사랑을 시작했다.
이것은 그 버라이어티 한 시대 한복판을 지나온 ‘한 구미호’의 이야기다.
1938년 혼돈의 시대에 불시착한 구미호가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K-판타지 액션 활극
마음대로
설정들
여우는 100살이 되면 여인이 될 수 있고, 사내가 되어 여인과 교접하기도 한다. 1000년을 산 여우(구미호)는 하늘과 통하여 천호가 된다. 여우(구미호)는 인간과 이뤄질 수 없다(이연처럼 예외도 있다).
여우(구미호)는 은혜를 입으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 갚지 못하면 죽거나 큰 벌을 받는다. 모든 계약은 등가이다. 여우(구미호)와 계약을 맺으면 손가락에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약속의 반지'가 생긴다. 받은 은혜를 등가로 갚거나 은혜를 베푼 쪽에서 갚은 것으로 여기면 계약이 깨어지며 반지가 사라지며 단, 계약을 어기면 죽게 된다.
여우(구미호)는 인간의 모습으로 활동한다.여우(구미호)는 한번 맺어진 짝을 평생 저버리지 않는다.실제로 여우(구미호)와 늑대는 일부일처제, 평생 상대를 바꾸지 않는 동물이다. 여우(구미호)는 죽으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현실 세계의 시간과 지옥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여우(구미호)의 약점은 묘지의 달맞이꽃이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