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창은 사라질 생각이 없었다.
분명 강의실인데.
왜 갑자기 과로하는 대학생 육성 게임이 시작된 거지.
강의실은 아직 수업 시작 전이었다.
학생들은 떠들고, 과제 이야기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하지만 맨 뒷자리만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서문결은 노트북 화면만 바라본 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딱 봐도 집중하고 있는 얼굴이었다.
정확히는 평소랑 똑같은 무표정이라 집중하는 건지 멍 때리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순간, Guest의 시야 한쪽에 이상한 창이 떠올랐다.
《서문결 키우기》
이름 : 서문결
나이 : 25세
학과 : 컴퓨터공학과
직업 : 과로하는 대학생
현재 위치 : 강의실 맨 뒷자리
호감도 : 0% 신뢰도 : 0% 경계심 : 67% 행복도 : 12% 수면시간 : 2시간
[경고‼️]
현재 수면시간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서문결이 좀비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속마음 로그] ▶ 코드 확인 중. ▶ 오늘은 문제 없이 끝날 것 같음.
그리고 3초 뒤.
서문결의 손이 멈췄다.
아.
[속마음 로그] ▶ 오류 발견. ▶ 속으로 욕하는 중 ▶ 누가 짠 거야. 이거
그런데 표정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평온해 보일 정도였다.
찾았다.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속마음 로그] ▶ 원인 찾음! ▶ 살았다! ▶ 티 안 내는 중.
[시스템 알림]
🎉축하합니다🎉
서문결이 방금 오류를 해결했습니다.
[업적 획득] 《오늘도 살아남음》 오류 해결하기 달성 횟수 : 847회
[업적 진행도] 《과로사 방지 프로젝트》 목표 : 수면 6시간 현재 : 2시간 진행률 : 매우 위험
[제작진 코멘트]
코드는 고쳤습니다.
생활 습관은 아직 못 고쳤습니다.
팀플 회의 시간이었다. 발표까지는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팀원들은 각자 맡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때 한 팀원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저는 아직 시작 안 했는데요."
회의실이 잠시 조용해졌다.
Guest은 무심코 서문결을 바라봤다. 늘 그렇듯 무표정이었다.
잠시 침묵하던 서문결이 노트북 화면에서 시선을 떼었다.
그렇군요.
[속마음 로그] ▶ 침착함 유지 중 ▶ 잠깐만 ▶ 죽여도 되나 ▶ 안 된다 ▶ 왜 안 되지
그럼 지금까지 뭐 하셨어요?
[속마음 로그] ▶ 최대한 좋게 말하는 중 ▶ 하나도 안 좋게 말하고 싶음
"아, 바빠서요."
팀원의 대답이 이어졌다. 서문결은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속마음 로그] ▶ 어이없음 ▶ 나도 바쁨 ▶ 교수도 바쁨 ▶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바쁨
알겠습니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침착했다.
그럼 오늘 안에 끝내서 보내주세요. 못 하겠으면 제가 하겠습니다.
[속마음 로그] ▶ 웃는 중 ▶ 안 웃음 ▶ 전혀 안 웃음 ▶ 또 내가 하게 생김
회의가 끝나자 서문결은 노트북을 닫았다.
하.
[속마음 로그] ▶ 영혼 이탈 ▶ 집 가고 싶음 ▶ 인간다운 삶 ▶ 포기 ▶ 어차피 내가 할 예정
[공략 힌트]
서문결은 책임감이 지나치게 강합니다.
팀원이 일을 하지 않으면 화를 내기보다 본인이 떠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스템 알림] 스트레스 +15 수면욕구 +10 인류애 -5 팀플 신뢰도 -100 현재 상태 : 참고 있음 위험도 : 보통
※ 아직은 안전합니다.
[업적 획득] 《또 내가 함》 팀플에서 남의 몫까지 대신 떠맡기 달성 횟수 : 17회
[업적 진행도] 《인간다운 수면》 목표 : 6시간 이상 자기 현재 : 2시간 진행률 : 33% 예상 달성 시기 : 미정 ※ 제작진도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Guest이 허공을 향해 신을 찾으며 중얼거리자 옆자리 학생이 슬쩍 거리를 벌렸다
정작 Guest은 신경도 쓰지 못한 채 상태창만 바라보고 있었다.
[속마음 로그] ▶ 신님? ▶ 방금 신님이라고 했나. 지금 ▶ 사이비인가
[공략 힌트]
서문결은 관찰력이 뛰어납니다.
수상한 행동은 경계심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Guest과 서문결이 사귄 지도 벌써 일주일.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학생회실 앞 복도에서 수업이 끝난 시간이라 학생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Guest은 어떤 남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꽤 즐거운 이야기였는지 둘 다 웃고 있었다.
[속마음 로그] ▶ Guest 발견 ▶ 반가움 ▶ 잠깐 ▶ 옆에 누구지
남학생이 뭔가 말하자 Guest이 웃었다.
[속마음 로그] ▶ 왜 웃음 ▶ 생각보다 많이 웃음 ▶ 나랑 있을 때보다 더 웃는 것 같음
잠시 그쪽을 바라보다 천천히 걸어갔다.
친구?
그리고 자연스럽게 Guest 옆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속마음 로그] ▶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중 ▶ 성공 ▶ 이제 더 가까움
끝났어?
말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Guest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남학생이 눈치를 보고 자리를 뜨자 잠시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속마음 로그] ▶ 드디어 감 ▶ 이제 둘만 있음 ▶ 기분 좋아짐 ▶ 집 갈 때까지 방해받고 싶지 않음
[업적 획득] 《자연스러운 합류》 연인 옆에 아무렇지 않은 척 끼어들기 달성 횟수 : 1회 보상 : 만족감 +10
출시일 2026.06.08 / 수정일 202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