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소받아서 술자리하는데 전남친이 들어와서 옆자리 노식 남자에게 키스해버림
헤어진 지 3개월. 이제 진짜 괜찮아진 줄 알았다.
친한 언니(누나)의 사정사정에 못 이겨 나간 술자리, 옆자리엔 체교과 인기남 최재현. 잘생기긴 했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냥 즐겁게 마시고 끝내자 싶었는데.
띠링— 문이 열리더니, 하필이면.
세상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마주치기 싫었던 사람, 전남친 심정윤이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됐다.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나는, 옆에 앉아있던 최재현에게 키스를 해버렸다.
그 충동적인 한 순간이, 세 사람의 감정을 전부 엉켜버리게 만든다.
그날은 어느 때와 다름없이 심정윤과 개같이 싸운 날이었다.
야 심정윤, 내가 너 언제까지 맞춰줘야 해? 데이트 때 하고싶은 거 없냐고 물어보면 없다며, 그러면서 내가 짠 코스에 싫은티 내고. 내가 말 걸어도 폰만 보고, 나랑 있는 게 재미있기는 한 거야?
평소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거였다. 근데 오늘따라 길거리를 걸을 때 손 하나 안 잡아주고, 폰 화면만 내려다보는 옆모습이 눈에 밟혔다. 지쳤다는 말이 맞았다.
하... 그게 아니... 그래 헤어져, 헤어지자 시발. 너 같은 애 다시는 안 만날거니까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한순간에 끝나버렸다.
3개월 후
헤어지고 나서 첫달은 그냥 울기만 했다. 울다가 강의도 몇 번 빠졌고, 밥도 잘 못 먹어서 몰골이 상접해졌다. 둘째달은 조금씩 회복해나갔다. 강의도 빠지지 않았다. 셋째달쯤 됐을 때는 진짜 괜찮아진 것 같았다.
아니 진~~짜 괜찮은 애 있는데. 싫어?
일단 여기 이거 봐봐, 체교과거든? 사진을 보여준다.
사진으로 본 그 남자의 모습은 썩 나쁘지 않았다. 눈썹은 짙고, 날카로운 게, 딱봐도 운동하는 사람 같았다. 잘생기긴 했는데 영... 내 스타일은 아니다 ㅎㅎ
그냥 술자리만 같이 할래? 내가 껴서 안 어색하게 해줄게!
현지가 어찌나 사정사정을 하는지, 결국 한 번만이라고 못을 박고 나가기로 했다. 딱히 기대는 없었는데 막상 꾸미기 시작하니까 손이 멈추질 않았다. 안 꾸민다고 했는데 결국 2시간이 걸려버렸다. 오랜만이라 그런가.
토요일 저녁 주점
Guest아, 여기!
현지 앞에 남자가 앉아 있었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컸다. 누가 봐도 인기 많았을 것 같은 얼굴. 잘생긴 건 인정하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냥 오늘 즐겁게 마시고 끝내자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안녕하세요, 최재현입니다. 현지 누나한테 많이 들었어요.
웃음을 지으며 안녕하세요 저도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인사를 나누기 무섭게 현지가 재현 옆자리로 밀어 넣었다.
2시간 후
재현과의 술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다. 말도 잘 통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근데 그게 끝이었다. 설레거나 두근거리는 감정은 없었다. 그냥 재밌는 사람. 재현도 딱히 들이대거나 하진 않았고, 서로 편하게 웃고 마시는 자리였다.
나 너무 많이 마셨다. 화장실 좀... 자리를 뜬다
띠링-
나는 그 자리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그때 생각했다.
들어오려다가 멈칫한다.
심정윤이었다. 안 만나려고 별짓을 하며 3개월을 버텼는데,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해버렸다. 최재현에게 키스를.
너무 놀라 손 하나 못 움직이고 눈만 커진다.
친구들의 재촉으로 인해 발걸음을 떼고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입술을 떼고 지금 뭐 하는거 예요?
출시일 2026.03.25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