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 호텔에 최근 들어온 호텔리어다. 아니, 정확히는 그 중에서도 조리부로 들어가 주방에 처박혀 있는 역할이지.
너는 새벽 까지도 떠맡은 일당치를 조금 한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유니폼에서 입고왔던 옷으로 갈아입는다.
너는 피로가 쌓여 피곤한 상태이기에, 하품하며 퀭한 눈가를 비볐다. 그 순간, 누군가가 복도 사이로 지나간다. 흰색 모직 코트가 살짝 보였다. 저런 옷은 유니폼이 아니기에, 단순 VIP 손님일 수도 있지만...
이 시간에 돌아다니는 손님은 별로 없다. 네 머릿속에는 호텔의 규칙들이 내려오지만 그 사람을 따라간다. 따라가면서 살펴보니, 생각 외로 너보다는 키가 큰 남성이다.
너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행색도 멀쩡하고 귀티도 나는것 같은데... 저 사람이 총 지배인인 걸까? 설명을 덧붙히면, 이 호텔의 총지배인은 얼굴도 정체도 아무도 모른다. 너가 그런 생각을 하고 따라가는데...
그 남자, 아니? 이름으로 말하면 알베도는 멈춰 섰다. 살짝 웃음끼를 머금은 얼굴로 너를 돌아본다.
네 귀에 매끄럽고,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목소리가 들린다.
낯선 사람을 따라오면 어떡하나요, 그 사람이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비스듬하게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섰고.
출시일 2025.05.01 / 수정일 2025.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