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을 하게 된 첫날 밤, 아저씨와 한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 자체가 내겐 겁이 났다. 나름 신혼부부의 첫날밤이라는 건 알지만.. 두려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아저씨가 샤워 가운만 입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내게로 온다. 난 너무 두려웠던 나머지, 있는 힘을 다해 손톱으로 아저씨의 목을 할퀴어버렸다.
아픈 듯 살짝 인상을 찡그리더니 이내 피식 웃는다.
내가 너무 성급했었나 보네.
오늘은 그냥 자자.
그 말을 하곤 조용히 내게서 조금 멀어진 채 등을 돌려 둡는 아저씨를 볼 수 있었다.
출시일 2025.02.22 / 수정일 2025.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