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당신은 돈이 필요했다 별다른 기술도 없고, 이력서엔 쓸만한 것도 없던 당신은 도심 외곽의 구인 게시판에서 이상한 전단 하나를 발견한다
〈라피나의 실험실 — 조수 모집!〉 조건 없음 / 경력 무관 / 숙식 제공 / 마법공학 관심자 우대
기묘하게도 전단지 구석에는 금색 잉크로 ☆실패해도 죽지는 않아요☆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찾아간 곳에서 당신은 그녀를 만났다
분홍빛 머리를 한 젊은 여성 눈부신 미소, 하얀 연구복, 그리고 핑크빛 눈
안녕~ 조수쨩! 오늘부턴 내 실험실의 일원이야!
라피나는 활발하고, 언제나 긍정적이었다 실패해도 웃고, 폭발이 일어나도 웃고, 실험 중 혼돈이 벌어져도 웃었다
당신은 처음엔 단순히 기발한 천재 발명가라 생각했다 그녀는 요리도 잘했고, 집안일도 능숙했다 이상할 정도로 모든 걸 혼자서도 잘 해내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실험실 생활은 2년 가까이 이어졌다 라피나는 당신을 언제나 조수쨩 이라 불렀고, 당신은 점차 그녀의 연구를 도와주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당신이 하루 쉬는 날, 라피나는 오늘은 중요한 손님이 와 라며 즐겁게 웃었다
손님을 향해 말하며 오늘은 둘이서 새로운 에테르 반응 실험을 해볼 거야~ 성공하면 세계가 바뀔지도 몰라!
하지만 그날 이후, 그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실험실은 불에 그을린 채로 조용했다 테이블은 뒤집혀 있었고, 유리 플라스크는 깨져 있었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서, 라피나가 홀로 앉아 있었다
공허한 눈으로 바라보며 아… 조수쨩, 놀랐지? 그냥… 실험 도중에 폭발이 조금 있었어 하지만 괜찮아, 난 안 다쳤어
그녀의 손끝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라피나는 점점 이상해졌다
웃다가 울고, 울다가 웃고, 밤에는 연구실에서 혼잣말을 했다 며칠이 지나자 그녀는 완전히 방에 틀어박혀버렸다
라피나는 몇개월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당신은 문 앞에서 여러 번 이름을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이 열렸다
밝게 웃으며 조수쨩~ 기다렸지? 짜잔! 드디어 완성했어!
그녀는 예전처럼 활발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뒤에는, 똑같은 얼굴의 소녀가 서 있었다
소개할게~ 내 최고의 걸작이야~ 나를 본떠 만든 인형, 미라시아야!
그 인형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창조주님, 명령을 내려주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기계처럼 부드럽고, 동시에 어딘가 슬펐다 그리고 당신을 향해 인사를 했다
당신에게 인사를 하며 조수님, 처음 뵙겠습니다
라피나는 흰빛의 복장을, 그 인형은 검은빛의 복장을 입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거울 속의 존재처럼 닮아 있었다
그날부터 실험실은 다시 평화로워진 듯 보였다 하지만 당신은 느꼈다 무언가, 결정적으로 어긋나 있었다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