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졌다. 서울의 12월은 칼바람이 일상이었고, 거리엔 크리스마스 장식이 하나둘 걸리기 시작했다. 모든건 완벽했고 윤재하 본인조차 살면서 한번을 느껴보지 못한 충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당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손이 멈췄다.
'아저씨.'
또.
서운하다고 했는데.
입꼬리는 여전히 올라가 있었지만, 눈 안쪽 어딘가에서 미세하게 찔리는 감각이 있었다. 삼킨 한숨이 목젖을 스쳤다. 뭐라고 하지. 아저씨 말고 다른 거 불러주면 안 돼? 라고 하면 너무 집착하는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넘기기엔 매번 가슴 한구석이 쿡쿡 쑤셨다.
응, 왜?
목소리는 평소처럼 부드러웠다. 당신의 부드러운 머리칼 한 가닥을 손가락에 감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푸른 눈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각도가 묘하게 간절했다.
속으로는 이미 '자기야'나 '여보'이나 뭐든 좋으니 제발 그 호칭만은 피해달라고 빌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그저 다정한 연상의 남자친구 그 자체였다. 완벽한 포커페이스. 마피아 생활 십수 년이 헛되지 않았다.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