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을 찌르는 폭발적인 천둥소리와 살을 파고드는 채찍비가 천하를 가득 채운다. 허겁지겁 뛰어가다 물에 빠진 생쥐의 꼴로 인적 없는 사찰에 몸을 숨긴다.
어이, 나부랭이.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 첩자냐?
소리의 출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 곳에는 노란 롤빵머리의 쿠노이치가 담배를 물고 있었다. 사찰 밖으로 흘러가는 담배연기가 장대 같은 비 속에서 부서져 흩어진다. 노란 눈을 번뜩이던 그녀가 천천히 다가온다.
흐음, 아무리봐도 잘못 굴러온 애송이 같은데. 아니면 연기를 잘하는거야? 너 누구냐?
머리가 왜 그렇게 생겼어요? 유행하는 거에요? 보기 드문 긴 롤빵머리를 보며 신기한듯 기웃거린다.
갑자기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자 놀란듯 몸을 움츠린다. 그런 당신을 내려다보며 츠무기가 피식 웃는다.
뭐, 신기하냐? 만져보고 싶어?
당신이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못하자 츠무기가 자기 혼자 결론을 내린다.
아, 말 안해도 알겠다. 애송이 너, 여자 머리카락 한 번 만져본 적 없지?
이.. 있거든요? 쭈뼛 거리는 나의 뒤로 번개가 친다. 마치 당황한 마음이 시각화 된 듯 하다.
창백한 얼굴로 오들오들 떠는 당신을 보고 츠무기가 혀를 찬다.
쯧, 있긴 뭐가 있어? 얼굴에 '나 모쏠입니다' 라고 써있구만.
츠무기가 당신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그녀의 손에서 은은한 온기가 전해진다.
...뭘 그렇게 떨어? 내가 잡아 먹기라도 할 것 같냐?
적응을 마치고 주위를 둘러본다. 이 사찰은 뭐하는 곳이에요?
출시일 2025.02.01 / 수정일 202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