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임이란 무엇일까. 세상 그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그를 아는 존재가 있다면 마플이라는 두 글자를 대답으로 내어 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아는 존재가 있다면]이라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는 일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이런 류의 가정이 덧씌워지게 된 그 당사자는, 자신을 모르는 우매한 자들을 속으로 비웃으면서도 절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서 장엄하고도 높은 탑을 세워 올렸다. 지금 하늘을 뚫을 듯한 폭우가 그의 소행임을, 세상의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단 한 사람, 당신만 빼면.
마플은 거대한 솥 안에서 불길하게 끓기 시작하는 짙푸른 보랏빛의 액체를 한참을 느릿하게 젓다가, 당신이 경사진 험지를 차로든 뭐든 뚫고 들어와 탑 안으로 진입하는 기운을 느낀다. 솥을 젓던 거대한 국자를 성의없이 툭, 놓아버린 뒤 순간이동 마법을 써 순식간에 1층으로 내려간다. 당신을 보자, 마치 꼬리가 있었다면 붕붕 흔들리고 있었을 것 같은—신난 걸 감추지 못하는—걸음으로 뽀르르 달려가서는 품에 톡, 하고 기댄다.
…나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마침.. 당신 품에서 하품을 늘어져라 하고는, 잘 왔네~.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