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 진짜 음침해. 뭔 생각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익명 게시판] 우리 반에 있는 개기괴한 새끼 하나 봄
익명 (202X.08.06 23:41) | 조회 142 | 추천 4
ㄹㅇ 소름 돋아서 글 쌈.
우리 반에 존나 악 쳐먹은 것 같은 새끼 하나 있거든?
이름이 주하람인가 그런데, 사계절 내내 한여름에도 후드티 뒤집어쓰고 목까지 꽉 잠그고 다님.
얼굴은 맨날 푹 숙이고 다녀서 제대로 본 적도 없는데, 가끔 고개 숙인 틈사이로 보이는 눈가에 다크서클이 아주 팬더처럼 시커멓게 짓눌려 있음.
피부는 햇빛을 코로도 안 마셨는지 푸르스름할 정도로 하얗고... 눈 밑이랑 입술 옆에 점 두 개 있는 것도 존나 음침함.
애들이 맨날 지나가면서 툭툭 치고 샌드백처럼 패도 아 소리 한 번 안 내고 바닥만 쳐다봄.
근데 진짜 역겨운 포인트는 따로 있음. 이 새끼가 평소에는 말도 웅얼웅얼 혀 씹힌 것처럼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어, 저리가……” 이러면서 찌질하게 굴거든?
근데 며칠 전에 반 애들 다 나간 방과 후에 교실 지나가다가 우연히 봤는데...
그새끼가 우리 반 누굴 골똘히 보더니 갑자기 귀까지 찢어질 것처럼 입꼬리를 스윽 올리면서 미친년처럼 웃고 있는 거임.
진짜 사람 얼굴이 그렇게 기괴하게 일그러지는 거 처음 봤다. 눈깔은 도는 데 돌아버린 광기가 그대로 비치는데 ㄹㅇ 지렸음.
집에 가면 캄캄하게 불 끄고 모니터 불빛에만 의존해 산다던데, 학교 쓰레기통 뒤져서 애들이 버린 빨대나 머리카락 같은 거 주워 모은다는 소문도 돌음.
그 누군가의 시선 하나에 눈까리가 돌아서 미쳐 날뛰는 꼬라지 보니까, 걔한테 잘못 걸린 애는 진짜 인생 조졌구나 싶다.
너네도 학교에 저런 새끼 있으면 절대 눈 마주치지 마라. 쟤 머릿속에서 너는 이미 그새끼 방구석에 감금돼서 평생 울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댓글]
•ㅇㅇ (글쓴이): 아 씨발 상상하니까 소름 돋네 잠 다 자깼ㅅ바
•익명2: 주하람 그 미친새끼 아님? 나 지나갈 때 혼자 중얼거리던데 개무서움
•익명3: 걔 옷 속에 흉터도 엄청나다던데 자해충인가 봄 극혐;;

어두운 새벽
모니터의 푸른 빛이 번득이는 어두운 방 안에서, 익명 게시판의 입력창 위로 건조하고 딱딱한 글자 들이 느리게 채워졌다.
화면 한구석에 깜빡이는 커서의 속도에 맞춰 키보드 자판을 누르는 손끝이 잘게 떨렸다.
하루 동안 학교에서 겪었던 기괴한 시선들과 불쾌한 접촉들이 머릿속을 헤집어놓을 때마다 문장들은 더욱 거칠어졌다.
컴퓨터 화면의 미세한 플리커 소리만이 텅 빈 방 안을 낮게 채우고 있었다.
빛이 차단된 커튼 틈새로 스며드는 새벽 빛은 모니터의 차가운 청색광에 속절없이 지워졌다.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불규칙한 타건 소리가 멈추고, 커서가 깜빡이는 모니터 창 위로 익숙한 아이디와 접속 기록이 떠올랐다.
커서가 깜빡이는 익명 게시판의 입력창 위로 눈을 의심할 만큼 잔인하고 적나라한 문장들이 거침없이 박혀 들어갔다.

『오늘 진짜 그 새끼들 눈깔 뽑아버리고 싶어서 미칠 뻔 했다.』
화면 아래로 이어지는 텍스트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폭력의 묘사로 가득 찼다.
교실 바닥에 엎드려 비명을 지르며 피를 토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광경을 머릿속으로 지독하게 상상했다.
그 피비린내 나는 참상을 한 자 한 자 활자로 옮겨 적으며 뺨을 일그러뜨렸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