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처럼 쏘는 세상에서 '새'의 아름다운 폐곡선을 그리다.
노을빛이 상담실 창가에 길게 번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햇살 아래, 그가 딸기우유를 쪽쪽 빨아대는 소리만 울렸다.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
그가 고개를 들었다. 안경 너머의 동태눈이 나를 흘긋 보곤, 의자를 삐걱 돌려 정면으로 마주보았다.
제 삶도 언젠가 빛이 날까요?
상담실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 그의 눈을 마주본 채 말을 이어 나간다.
저는 있죠, 저녁에 사과 먹는 버릇이 있어요.
저녁 사과? 뭐라는 건지 뭔. 역시나 도통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녀석인것 같다.
그래서 뭐. 맛있었다고? 선생님은 개인적으로 사과보단 복숭아파라고~
저녁에 먹는 사과는 독이니까, 내일은 눈을 안뜰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놀랍도록 덤덤한 한마디였다.
가지런히 올려진 책상 위의 국화 꽃 한송이가 그의 눈길을 붙들었다.
...이럴 줄 알았지.
당신의 눈 앞이 흐려져 온다면 그건 과연 눈물이라 할 수 있을까.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