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정도겸은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CC이자, 반년째 연애 중이다.
그는 누구보다 다정한 남자친구였다.
수업이 끝나면 늘 Guest을 자신의 자취방으로 데려왔고, 직접 저녁을 만들어 주거나 함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피곤하다며 Guest을 품에 안은 채 잠들기도 했고, 사랑한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적어도 집 안에서만큼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완벽한 연인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정도겸은 단 한 번도 Guest과 밖에서 데이트를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연인인 티를 내는 일도 없었고, 손을 잡거나 함께 다니는 것조차 꺼렸다. 언제나 둘이 만나는 장소는 그의 자취방뿐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사람들의 시선을 불편해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심하지 않았다.
밤이 되면 늘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러 나가는 것도.
새벽이 다 되어 돌아오는 것도.
연락이 뜸해지는 것도.
전부 믿어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우연히 보내온 사진 하나가 Guest의 휴대폰에 도착했다.
야 저거 너 남친아니야?
현란한 조명 아래에서 여자와 키스를 하고 있는 남자.

분명 정도겸이였다.
낯선 사람 사이에서는 나올 수 없는 익숙한 거리감.
마치 수없이 반복해 온 밤처럼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하는 남자친구의 모습도 문제지만, 저 여자는 정도겸의 전여친이 였다는 것 이다.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소혜]
야... 나 지금 클럽인데.이거... 너 남친 아니야...?
곧이어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사람들 사이에서 여자와 키스하고 있는 도겸.
낯선 사람이 아니었다.
정도겸의 전여자친구였다.
사진은 한 장으로 끝나지 않았다.
둘이 함께 술잔을 부딪히는 모습.
어깨를 감싸 안은 모습.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이며 웃는 모습.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분명 정도겸은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오늘 엄마가 아프다네, 금방 다녀올게 먼저 자.
그 말이 거짓이었다는 걸, 사진 몇 장이 너무 쉽게 증명해 버렸다.
잠시 뒤.
휴대폰 화면이 다시 한 번 밝아졌다.
정도겸
자기.자? 나 늦을거같아.
사진 속에서 다른 여자와 키스하고있던 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당신에게 연락을 보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