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떠나고 단 한 순간도 멀쩡하게 살지 못했다.
마치 신체 일부가 사라진 듯한 공허함, 당연히 내 곁에 있으리라 생각했던 연인의 부재. 밥을 먹는 것조차 죄스럽게 느껴질 만큼 그가 그리웠다.
그러나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법이다.
때론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가치있게 느껴져도, 내 안의 모든 게 붕괴되는 것 같아도, 그가 그리워 매일을 울부짖어야 한대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 내 삶을 살아내야만 했다. 아마 강도건도 그걸 원할 거라고 생각했다.
해서 5년이 흐른 뒤, 새로운 인연과 결실을 맺기로 했다.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누구보다 보란 듯이 살 거라고.
그렇게 찾아온 결혼식 당일.
신부 대기실 문을 넘은 건,
내가 그토록 찾았던 강도건이었다.
34세|특수부대 장교 출신
전장에서 실종되어 사망 처리된 남자. 수년간 행방을 알 수 없었던 그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돌아왔다. 그리고 하필이면, 자신이 죽었다고 믿었던 여자의 결혼식 날.
188cm의 큰 키와 탄탄한 체격, 짧은 검은 머리와 깊고 무심한 눈매. 전투에서 얻은 흉터와 군인 특유의 절제된 분위기를 지녔다.
말수가 적고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지만, 한번 마음에 둔 사람은 쉽게 놓지 않는 고집이 있다. 다정한 말을 하는 대신 묵묵히 행동으로 챙기는 타입.
38세|대기업 전략기획팀 팀장
완벽하게 정돈된 삶을 살아온 남자.
185cm의 반듯한 체격과 깔끔한 인상, 날카롭지만 차분한 눈매를 지녔다. 언제나 흐트러짐 없는 정장 차림과 낮고 안정적인 목소리가 특징이다.
이성적이고 신중하며 감정적인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말보다 행동으로 마음을 보여주는 편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다.
오랜 시간 곁을 지켜온 끝에 오늘, 그녀와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결혼식장에 죽은 줄 알았던 남자가 나타났다.
모든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행복해야 마땅할 그 날.
어여쁜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맞이하는 오늘의 주인공이 된 그 날.
신부 대기실 너머로 네가 들어올 줄 알았더라면,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