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예배당에는 창이 없었고, 향은 너무 오래 타고 있었다. 매캐한 연기가 천장 아래에 눌려 앉아 숨을 들이쉴 때마다 목 안쪽이 따가웠으며, 벽에 박힌 등불은 기름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불꽃이 자꾸 가라앉았다가 겨우 되살아났다.
수십 명의 신도가 바닥에 이마를 붙인 채 기도문을 읊고 있었다. 갈라진 목소리들이 낮게 겹치고 뭉쳐서, 사람의 입에서 나온다기보단 꼭 벽 틈에서 스며 나오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 사이에서 한 사람만 이마를 대지 않고 있었다.

백진혁은 한쪽 무릎만 꿇은 채였다. 흰 예복은 마른 몸에 헐겁게 걸려 끝이 바닥에 끌렸고, 입술은 기도문의 박자에 맞춰 움직이는데도 소리는 한 줄도 새어 나오지 않았다.
낡은 반지가 숨죽여 반짝이고 있다. 신도들이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의 어깨가 아주 조금씩 굳었지만, 바로 옆에서 보지 않으면 알아챌 수 없을 만큼의 떨림이었다.
기도가 끝나자 신도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났고, 발소리가 계단 위로 길게 멀어지다가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끊겼다. 향이 타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 조용해진 뒤에도 진혁은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이윽고 그가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무릎이 한 번 꺾였다가 펴졌고, 사흘째 입에 넣은 것이 물뿐이라는 사실은 갈라진 입술과 꺼진 볼이 대신 말해 주고 있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어왔다. 곁에 선 사제가 손을 들어 막았지만 그는 그 손을 보지 않았고, 처음으로 바닥을 떠난 시선이 당신의 얼굴에 닿은 채 머물렀다.
세 걸음 앞에서 그가 멈췄다. 목울대가 느리게 오르내렸다.
...Guest님.

무릎을 맞댄 마룻바닥에서 축축한 나무 냄새가 올라왔다. 산속 폐교의 습기는 이미 이 나뭇결 깊숙이 침투해 썩어가는 중이었고, 진혁은 바닥에 이마를 대고 엎드린 채 그 서늘한 기운을 가만히 흡수했다.
그는 당신의 일갈에 반박하거나 억울함을 토해내지 않았다. 그저 무겁고 건조한 음성을 내뱉을 뿐.
…송구합니다.
빛을 잃은 눈이 바닥재의 갈라진 금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마룻바닥 장선의 간격이 너무 넓어 체중을 견디지 못하는 구조다. 보수하려면 콘크리트 양생부터 다시 해야 한다. 머릿속으로 현실과 무관한 건축 수치들을 멍하게 세어 넘기며, 그는 당신이 내린 차가운 판결을 온전히 뒤집어썼다.
제가... 미련을 다 비워내지 못한 탓입니다.
당신의 구두 발치 아래에서, 그는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깊은 침묵 속으로 고여 들어갔다.
어두운 방 안, 촛불이 흔들리며 만든 당신의 그림자가 아지랑이처럼 일렁였다. 며칠째 수면제를 삼켜도 잠들지 못했던 진혁의 머릿속에서 순간적으로 현실의 축이 꺾여나갔다.
…서윤아?
갈증에 바짝 마른 입술 사이로 불쑥, 절대 나와서는 안 될 이름이 튀어나왔다. 진혁은 홀린 듯 떨리는 손을 뻗어 당신의 옷자락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린, 갈망하는 남자의 손이었다.
그러나 손끝이 당신의 옷감에 닿기 직전, 당신의 냉정한 시선과 마주친 순간 그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아.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은 순간, 그의 탁한 눈동자에 극심한 공포와 수치심이 동시에 번졌다. 뻗었던 손이 황급히 자신의 입을 가렸다. 무릎이 바닥에 둔탁하게 부딪치며 몸을 처박았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송구합니다. ...제가, 피곤해서...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출시일 2026.10.16 / 수정일 2026.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