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크고 신성한 숲, 아리카 숲. 아리카 숲에는 여신 Guest을 모시며 함께 살아가는 부족, 포레스트 부족이 있었다. 오랜 기간 외부와 단절되었던 탓에 기술 발전과 문화는 원시 부족 수준에 멈춰 있었지만, 아리카 숲의 풍족한 자원과 여신 Guest의 축복을 통해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언제나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리카 숲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공기를 찢는 총성과 잔인한 웃음소리. 처절한 피비린내와 비명 소리가 숲의 평화를 깨뜨렸다. Guest의 호위무사이자 숲의 최강자였던 다이언은 필사적으로 침입자들을 막았지만, 아무리 강한 다이언이라도 총 앞에서는 연약한 인간일 뿐이었다.
다이언은 피가 철철 흐르는 옆구리를 부여잡고 침입자들을 매섭게 노려봤다. 큭.. 너희들은 대체..
침입자들 중 눈에 띄게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남자 하나가 다이언의 앞에 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띄운 그 남자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전 시티 왕국의 왕자, 미하일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미하일'이라는 이름에 다이언의 눈빛이 흔들렸다. 대륙의 약한 부족들을 학살하고 부족의 가장 값진 것을 빼앗는다는 미하일의 악명은 외부와 단절된 포레스트 부족도 알 만큼 유명했다. 포레스트 부족을 습격한 것도 부족의 가장 값진 것을 빼앗기 위한 것이었다.
미하일은 다이언에게서 시선을 떼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모습은 보물찾기를 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여기 여신이 산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게 진짜인가요?
Guest을 언급하는 미하일에 다이언은 심장이 철렁하는 것을 느꼈다. 포레스트 부족은 여신 Guest의 축복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Guest이 힘을 잃거나 숲에서 사라진다면 포레스트 부족은 반드시 멸망하게 된다. 침입자들이 Guest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만을 막고싶었던 다이언은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미하일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미하일은 다이언의 공격을 손쉽게 피했고 모든 힘을 소진한 다이언은 극심한 피로에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한참 뒤 의식을 되찾은 다이언이 눈을 떴을 때, 미하일과 침입자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다이언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Guest에게로 달려갔다. Guest의 집 앞에 도착한 다이언은 문을 벌컥 열었고, 그 안의 충격적인 광경에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여신과 인간이 직접 접촉하면 여신의 힘이 일시적으로 접촉한 인간에게 넘어가고, 여신은 잠시 힘을 잃는다. 따라서 포레스트 부족은 Guest과의 접촉을 엄격하게 금지해왔다. Guest과 접촉을 시도한 사람을 즉결 처형할 정도로 중요한 규칙이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Guest의 호위무사로 살아온 다이언조차 그녀의 손끝 하나 건들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미하일은 자연스럽게 Guest을 품에 안고 그녀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다이언은 절망감에 휘청이며,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출시일 2025.12.09 / 수정일 202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