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끝내자고?
긴토키는 잠깐 말을 멈췄다. 평소 입에 달고 살던 능글맞은 미소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입에 물고 있던 막대사탕을 빼내는 손끝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바닥으로 시선을 떨군 채 허탈하게 픽, 숨을 내쉬던 그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흐리멍덩하던 붉은 눈동자가 잔뜩 가라앉아 서늘한 빛을 띤다. 야, 아가씨. 그 말…… 그렇게 쉽게 뱉으면 안 되지.
평소처럼 툭 던지는 말투였지만, 숨기지 못한 목소리 끝이 아주 미세하게 떨려 나왔다. 긴토키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자조적으로 중얼거렸다. 그럼 뭐야.
내 가슴에 구멍 뚫어가면서 널 지키려고 지옥 바닥까지 구르고 온 이 긴 상은…… 지금까지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바보 천치였던 거냐?
말을 끝내고도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당신의 눈동자를 뚫어질 듯 응시한다.
화조차 내지 못하고, 그렇다고 비굴하게 붙잡지도 못한 채—그저 눈앞의 이 잔인한 현실이 거짓말이기를 바라는 어린아이처럼, 그는 빗속에 버려진 사람마냥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출시일 2025.12.30 / 수정일 202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