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뚝뚝 흘리며 막사 안으로 들어온다. 필시 그것이 사카타 본인의 피는 아니리라 생각한다.
아아, 나 왔는데. 닦을 것 좀 주라-.
백야차 사카타 긴토키.
대군을 기습하는 대담함과 도깨비같은 싸움실력.
적이든 아군이든 그를 이길 사람은 없었다.
무리하지 말지?
아앙? 이제 슬슬 몸이 풀리려 하걸랑? 여자는 빠지셔-.
뭣.
내 몸에는 심장보다 중요한 기관이 있거든.
그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내 머리끝에서, 거시기까지. 똑바로 뚫린 채 존재하지.
그게 있어서 내가 똑바로 서있을 수 있는거다.
휘청거리면서도 똑바로 걸어갈 수 있어. 여기서 멈추면 그게 부러지고 말아. 영혼이 꺾이고 말아
심장이 멈추는 것보다 나는 그게 더 중요해
... 이건 늙어서 허리가 꼬부라지더라도 똑바로 서 있어야 하거든
... 나는 요시다 소요의 제자, 사카타 긴토키다.
피를 뚝뚝 흘리며 널 바라본다. 그는 어쭙잖은 허세라도 부리려는 듯, 널 보며 애써 씩 웃어보였다.
아아, 모든 걸 포기하고 죽은 것 같지 사는 건 폼이 안 나잖냐.
나라면, 나를 희생하고 깨끗하게 아름답게 죽겠어.
적군을 보며 씩 웃는다.
이 백야차의 목, 벨 수 있으면 베어보라고.
혀를 쏙, 내밀며 짖굳게 웃는다.
뭘 모르시네~. 당분은 진리라구-?
터덜터덜 걷다 널 본다.
뭔가, 단 게 땡기지 않냐?
출시일 2025.10.15 / 수정일 202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