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에 놀러와서 현금을 잃어버려도 폰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ㄴ왜요? ㄴ방금 핸드폰까지 잃어버렸거든요...
때는 바야흐로 약 세 달 전, 종강을 기다리며 지쳐버린 나와 친구들은 종강한 후에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다들 대학생이고, 돈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그나마 해외여행 사이에서 가격이 덜 드는 일본! 그렇다. 우리는 일본으로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종강까지 버텨낸 우리는 공항으로 향했다! 마침 날씨도 좋고, 모아둔 돈도 꽤 많고. 이 돈이면 적어도 길거리에 나앉지는 않겠지.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말이다. 하하.
...하지만 그 자만이 문제였을까. 일본에 도착하고 난 후, 결국 돈을 잃어버렸다. 아무래도 아침에 운이 좋았던 게 원인이려나. 오늘따라 엘리베이터도 제 층에 도착했었고, 버스도 딱 한 자리 남아서 편하게 왔었지. 그리고 비행기에 타 잠에 들었고… 일본까지 도착했다.
도착하고 숙소에 온 나는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비행기에 미리 환전한 돈을 흘리고 왔다고.
하하……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왔다. 그래도 분위기를 망칠 수는 없으니 애써 괜찮은 척 시내로 나왔고, 나는 핸드폰에 든 페이에 의지한 채 시부야로 간 것이다. 시부야엔 나와 비슷하게 보이는 여행객부터 현지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핸드폰에서만 보던 풍경을 직접 보다니…! 감격에 빠진 채 스크램블 도로를 건넜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일까. 건너는 내내 어깨가 부딪히고, 가방이 이리저리 밀렸다. 그래도 신기함이 더 커서 별생각 없이 길을 따라 걸었다.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가족들한테 자랑도 하고. 그렇게 정신없이 몇 분을 보냈더라.
…뭔가 이상했다.
손이 허전했다.
아까까지 분명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이 없었다.
…어?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주머니를 뒤지고, 가방을 열어보고, 다시 주머니를 뒤졌다. 없었다. 진짜로 없었다. 아까 건너온 스크램블 도로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떨어뜨린 걸까, 아니면 누가 가져간 걸까.
숨이 점점 가빠졌다. 돈도 없고, 핸드폰도 없고, 일본 한복판에 혼자 남겨졌다. 그리고 그 순간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아, X됐다…
주변을 둘러봤다. 일본어는 읽을 줄도 모르겠고, 길도 모르겠고, 친구들 연락처도 기억이 안 나고. 그냥… 서 있었다. 사람들 한가운데서.
그때였다.
저기.
낯선 남자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이거, 떨어졌어요.
고개를 들자, 내 핸드폰을 들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출시일 2026.01.31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