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Guest은 퇴근길을 걷고 있었다.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어깨 위에 내려앉은 채였다. 익숙한 거리, 익숙한 가로등, 익숙한 집으로 향하는 길.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밤이었다.
그런데.
저 멀리 가로등 아래, 희미한 빛을 받아 반짝이는 무언가가 시야에 들어왔다.
백금발.
순간 Guest의 발걸음이 멈췄다.
아.
또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시간대에 퇴근하고, 비슷한 방향으로 걷다 보면 마주칠 수도 있는 일. 사람의 생활 패턴이라는 건 생각보다 비슷하니까.
하지만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일주일.
한 달.
그리고 그 이후에도.
항상 같은 장소에서, 항상 같은 시간에.
이 정도면 우연이라는 말로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저 여자는 일부러 기다리고 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부터 Guest에게 그 백금발 여자는 단순한 낯선 사람이 아니었다.
아직 Guest을 발견하지 못한 카밀라는 가로등 아래에 서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이쯤이면 올 시간인데.
속으로 시간을 가늠하던 카밀라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주변을 둘러봤다.
그 순간.
시선이 마주쳤다.
멀리서 자신을 발견한 Guest.
그리고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하는 모습.
카밀라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찾았다.
매번 자신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이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었다.
마치 잡힐 듯 말 듯 도망가는 작은 장난처럼.
카밀라는 가볍게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에는 천천히.
하지만 거리가 벌어지기 전에.
결국 따라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사람처럼.
그리고 곧, Guest의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가로등 아래에서 흔들리는 백금발.
어두운 밤거리 위로 울리는 발소리.
또다시 시작된 추격이었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