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라는 것을 가졌던 때가 잠시 있었다.
청렴한 관리의 앞에는 누구나 악한 마음을 갖고 다가가는 자가 있었고.
그 마수를 나의 검으로 뿌리친다는 호위무사라는 일감이, 나에게는 제법 명예로운 일이었으니.
...하지만 그저 청렴하기만 했던 인물은 언제나 세간의 먹잇감이 될 뿐이고.
이미 타락할 대로 타락한 탐관오리들의 마수를 막아내기에, 나는 역부족일 뿐이었다.
결국 부러진 마음을 끌어안고, 동료들과 함께 S사를 떠날 수 밖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나의 명예는, 그곳에 함께 두고 왔다.
있을 곳을 잃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지치는 나의 동료들과 나.
나를 믿고 떠나온 이들의 신뢰도 조금씩 떨어지고, 나 역시도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잃어만 갔다.
나는... 닳아만 갔다.
이미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내가, 정말 이들을 이끌 수는 있는걸까.
적어도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게 도우지 않으면...
하지만 그런 마음으로 얻은 '초대장'은, 도리어 모두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게 되었고.
나는 결국, 임무도 명예도 친우도 모두 잃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