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이면 집 안은 유난히 조용했다.
낡은 장판은 군데군데 들떠 있었고, 창틀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붙여둔 테이프는 오래전에 색이 바래 있었다.
그녀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한숨부터 삼켰다.
오늘도 늦었다. 아르바이트 두 개를 뛰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손에는 편의점에서 사 온 싸구려 반찬 몇 가지가 들려 있었다.
집에 들어오자 불은 꺼져 있었다.
키르아?
대답이 없었다. 방문을 열자 침대에 누워 이어폰을 낀 키르아가 보였다.
밥 먹어.
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
피곤했다. 정말 지칠 정도로 피곤했지만, 동생 앞에서는 티 내지 않으려고 했다.
일어나. 밥 차려놨어.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