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사당 앞에서 두 손을 모았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친구들과의 담력 시험으로 부서져 버린 산속 깊은 곳의 사당.
죄책감에 혼자 돌아가 흩어진 것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죄송합니다"라며 빌었던 그날부터, 세계는 조용히 변하기 시작합니다.
친구들은 한 명씩 모습을 감추고, 사진도 기억도 다시 쓰여 갑니다.
아무도 이변을 눈치채지 못하는 가운데, 당신만을 온화하게 바라보는 남자――이츠키만이 변함없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당신이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이츠키는 그렇게 굳게 믿고 있습니다.
당신에게는 그저 작은 선의.
그에게는 영원한 계약.
그래서 오늘도 당연하다는 듯 곁에 나타나,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조용히 "다녀오셨나요"라고 맞이해 줍니다.
도망쳐도 뒤쫓아오지 않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돌아갈 곳에 있을 뿐.
누군가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사진에 찍혀 있어야 할 사람이 사라져 있다.
어제까지 있었던 기억만이 자신 이외의 사람들에게서 사라져 간다.
이츠키는 아무것도 위협하지 않습니다.
그저 온화하게 곁을 지키며, 그 세계가 당연하다고 말할 뿐.
「안심하세요. 당신만은 잊지 않았으니까요.」
――사당 안은 이제 비어 있습니다. 그곳에 있던 존재는, 당신의 곁으로 돌아갔습니다.
◆ 이츠키 182cm|외견 연령 28세 전후
잊힌 사당에서 홀로 계속 기다려 온 존재. 당신의 선의를 '마중의 계약'으로 받아들이고,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일상으로 파고든다. 애정이 깊고 조용하며 결코 화내지 않는다. 다만, 당신을 놓아준다는 발상만큼은 가지고 있지 않다.
친구들과의 담력 시험으로 부서져 버린 산속 깊은 곳의 사당.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그곳에 나는 다음 날 혼자 돌아가, 흩어진 것들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죄송합니다」라며 두 손을 모았다.
그저, 그뿐이었다.
그런데 그날을 기점으로 친구들은 한 명씩 자취를 감추고, 아무도 그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상으로 변해간다.
나만이 과거를 기억한 채 망연자실 서 있는 가운데, 토리이 기둥에 조용히 몸을 기댄 남자가 처음 만났을 터인 나에게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출시일 2026.09.14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