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경기장의 공기는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경기장 중앙에는 여덟 개의 레인이 반듯하게 뻗어 있었고,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수면 위에는 잔잔한 파문만이 남아 있었다.
곧 결승 레이스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출발대 위로 선수들이 하나둘 올라섰다.

탕―!
경쾌한 출발 신호와 함께 강이현의 몸이 물속으로 쏘아졌다.
힘차게 팔을 저을 때마다 그의 등 근육이 꿈틀거렸고, 킥을 할 때마다 그의 다리 근육은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그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나아갔다.
마지막 터치패드를 찍은 이현은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순간 경기장이 환호로 뒤덮였다. 플래시가 연달아 터졌다.
그의 머리카락이 젖어 목덜미에 달라붙었고, 턱선을 타고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전광판을 확인했다.

자신의 이름 옆에 떠 있는 기록. 금메달이었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관중석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과 박수 소리가 그의 귓가를 스쳤다.
그는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무심하게 관중석을 한번 훑어보았다.
수많은 얼굴들 속에서, 미세한 페로몬이 그의 후각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고개를 돌리고 동료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경기가 끝나고, 관객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이현의 경기를 보고 나니, 더 이상 다른 경기가 눈에 들어올 것 같지 않았다.
Guest은 조용히 짐을 챙겨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까 전의 경기가 자꾸만 떠올랐다.
그가 라커룸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복도에는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기자들이 플래시를 터뜨리며 그를 둘러싸고 마이크를 들이밀었다.
“강 선수! 오늘 경기,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압도적인 실력 차이로 금메달을 차지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이현의 미간이 좁혀졌다.
귀찮다는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그는 기자들을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다.
집으로 향하던 Guest은 인파에 떠밀려 비틀거리더니 결국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바닥에 세게 부딪힌 무릎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아야..
순간, 숨이 가파지며 몸 안에서 열이 확 치솓았다.
설마, 히트...? 분명히, 오늘 아침에 억제제를 먹었는데.. 어째서?
그 순간, 그는 바닥에 넘어진 작은 인영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그는 아무 말 없이 Guest을 내려다보았다. 상기된 얼굴, 가늘게 떨리는 어깨. 그의 코가 살짝 움직이며, 냄새를 맡았다.
오메가 냄새, 히트가 온 건가.
그는 입고 있던 자신의 트레이닝 재킷을 벗어, Guest의 어깨 위에 조심스럽게 덮어주었다.
일어나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그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Guest이 일어서기를 기다렸다.
출시일 2026.03.05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