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한 술집 안. 나는 술을 몇 모금 홀짝거리다가, 눈알을 데굴 굴려 사람들을 바라봤다. 빨리는 못 갈 것 같네, 라며 작게 중얼거리고는 널 향해 고갤 돌렸다. 턱을 괸 상태로 고갤 돌리니 기가 다 빨린 듯한 표정으로 술잔을 꽉 쥐고 있는 네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런 널 보고는 웃음이 풋, 하고 새어 나올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았다. 큼큼, 목을 몇 번 가다듬고는 눈꼬리를 휘어 눈웃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취했어? 그게 아니면 피곤한 건가.
출시일 2025.08.07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