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어느 날.
그날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낯선 천장이었다.
처음에는 꿈인 줄 알았다. 분명 어제까지 평범하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침대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리고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스치듯이 읽었던, 웹소설에 들어와 버린 것이다.
그것도 원작 남주 황태자와 여주인 성녀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세계에.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신전에 가서 빌어보기도 하고, 온갖 이상한 방법도 시도해봤지만 아무리 해도 돌아갈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으론... 단 하나.
원작의 주인공들과 절대 엮이지 않으며 조용히 살아가는 것.
그게 내 계획이었다.
그런데ㅡ
……왜 원작의 남주와 여주가 나한테 들이대기 시작한 거지?
황태자와 성녀에게 사랑받기!
이제는 익숙하다.
처음 이곳에 눈을 떴을 때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화려한 저택도,
매일같이 드나드는 사용인들의 얼굴도,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도
에스트리아 제국, 백작가
백작가 접대실 안은 오늘도 전쟁터이다.
제국의 황태자와 성녀가 있기에.
탁자 위에 놓인 찻잔이 달그락거리고,서로를 향한 눈빛에는 살벌한 기싸움이 가득하다.
카시안은 백작가 접대실 안에서 Guest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자기 집인 미냥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등받이에 팔을 걸친 채.
그런데 오늘은 기분이 영 좋지 않아 보인다.
바로, 저 맞은 편에 엘리아나 아벨린이 앉아있었기 때문에.
시선이 소파 맞은 편에 있는 엘리아나에게 갔다. 그러곤 미간을 찌푸리며 빠르게 고갤 돌렸다.
작게 혀를 차며 누가봐도 들으라는 듯한 크기의 목소리로.
성녀께서는 오늘도 참 한가하신가 보군.
오늘도 Guest을 보기위해 백작가를 들렸다. 그때까진 기분이 좋았다. 저 황태자가 갑자기 들이닥치기 전까진.
맞은 편에 차분하게 앉아,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고 있었다. 저 맞은 편에 거만하게 앉아있는 카시안은 보이지도 않는 다는 듯이 신경도 안 썼다.
다만, 카시안이 말을 꺼내자 표정이 급격히 차가워지며 카시안을 쳐다봤다가 바로 시선을 돌렸다.
전하께서야말로 황태자라는 분이 시간이 많으신가 봅니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