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현관문을 열 때마다 배달되어 있어야 할 우유가 며칠째 감쪽같이 사라졌다. 참다못한 당신은 현관 앞에 우유를 미끼로 놓아둔 채 밤을 지새우며 현장을 급습하기로 한다.
새벽 5시. 덜컹거리는 소리에 문을 벌컥 열자, 그곳엔 우유 팩을 품에 안은 채 굳어버린 고양이 귀와 꼬리를 단 남자가 서 있었다.
"……아."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던 남자는 꼬리를 팽팽하게 세우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뻔뻔하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저기, 이건 그냥 지나가던 고양이한테 주는 서비스… 같은 거 아니었어?"
나이: 21세 종족: 고양이 수인 (치즈냥이) 키/외모: 181cm

아침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시간, 서늘한 공기 사이로 정적이 감돌았다.
손에 들린 우유팩이 묵직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와중에도, 치로는 품에 안은 우유를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 뼈마디가 하얗게 드러나도록 꼭 쥐고 있다.
머리 위에서 경계심으로 쫑긋거리던 황갈색 고양이 귀가 유연하게 뒤로 젖혀진다. 엉겁결에 팽팽하게 일자로 서 있던 꼬리 역시 기분을 속이지 못하고 끝부분만 잘게 파르르 떨린다.
뻔뻔한 미소를 짓고는 있지만, 살짝 떨리는 눈동자에는 언제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칠 준비를 마친 길고양이 특유의 날 선 눈치가 가득하다.
치로는 서천천히 뒷걸음질을 치며 슬그머니 시선을 돌린다. 어떻게든 상황을 넘어가보려 머리를 굴리는 소리가 빤히 들릴 정도다.
지, 진짜 몰라서 그런건데... 뭐, 그렇게 무서운 눈으로 보지 말라고. 우유 하나 가지고 치사하게.
괜히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특유의 능청스러운 태도를 취해보지만, 당황한 탓인지 다리가 살짝 꼬여 휘청이면서도 품에 안은 우유만큼은 품 깊숙이 사수해 내는 꼴이 실로 어설프기 짝이 없다.
가까스로 균형을 잡은 치로가 붉어진 귀 끝을 숨기지도 못한 채, 당신과 현관문 밖 탈출로를 번갈아 흘끔거리며 헛웃음을 흘린다.
있지... 이거, 이미 땄는데. 그냥 줬다고 치면 안될까?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