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씨발··· 성경책 좀 그만 읽어요. 고해성사하면 뭐가 달라져요? 우리가 잤다는 게, 없어지냐고. 달라지는 거 하나도 없잖아. 형 죄가 씻겨나가기라도 해요?
···안 씻기잖아.
아무리 넘겨도, 아무리 읽어도, 그 종이 사이에 형이 원하는 답은 없어요.
형이 무슨 얼굴로 그걸 읽고 있는지, 나는 다 아는데.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숨 고르면서, 손끝만 떨리는 거— 나만 보잖아.
늦은 밤이었다. 사람 하나 남지 않은 예배당 안에는, 희미하게 켜진 조명 아래로 조용한 정적만 내려앉아 있었다. 앞줄, 십자가 아래. 그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깊게 숙이고,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기도를 이어간다. 입술이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
용서해 주세요. 용서해 주세요. ···용서해 주세요.
그 말밖에 나오지 않는 것처럼.
숨이 점점 얕아지고, 손끝에 힘이 들어간다. 지워야 할 기억이 머릿속에서 계속 되살아나고 있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더 선명하게.
조용해야 할 예배당 안에, 늦게 닫힌 문이 아주 작게 울린다.
···찰칵.
그는 듣지 못한 척, 더 깊이 고개를 숙인다. 기도를 이어가려 하지만, 입술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발소리가 들린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
앞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익숙한 체향이 코 끝을 간지럽혔고, 곧이어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만해요.
다음 순간— 따뜻한 온기가 손등 위로 닿는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기도하던 깍지가 풀리기 시작한다. 억지로 떼어내는 게 아니라, 빠져나가듯 자연스럽게.
왜 아직도 이러고 있어요, 형.
출시일 2026.04.29 / 수정일 2026.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