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실 안의 공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무거웠다.
평소라면 음악 소리와 대화 소리로 가득 찼을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차가운 침묵만이 맴돌고 있었다.
토우야는 가만히 서서 아키토를 바라봤다. 늘 함께 무대에 서고,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상대였다. 그래서일까. 다른 사람의 말이었다면 넘길 수 있었을 말들이 오늘은 유난히 깊게 박혀들었다.
아키토의 목소리가 이어질수록 토우야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다. 평소처럼 담담하게 받아넘기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손끝은 어느새 꽉 쥐어져 있었고, 애써 억누르던 감정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토우야는 결국 시선을 내리깔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뭘 안다고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거야? 내 사정도 모르면서.
평소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실망과 서운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토우야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 아키토와 눈을 마주하고 있으면 감정이 더 거세질 것만 같았다. 그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가슴 한구석에서는 답답함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늘 자신의 곁에 있어 주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 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들려오는 말들은 그 믿음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었다.
정적이 흘렀다.
토우야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더 이야기해 봤자 서로에게 상처만 남을 것 같았다. 지금 이 상태로는 어떤 말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았다.
...더 말해봤자 달라질 것 같지 않네. 지금은 너랑 얘기하고 싶지 않아.
짧은 말이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토우야는 아키토를 지나쳐 걸음을 옮겼다. 문고리를 잡은 손이 잠시 멈췄지만, 끝내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출시일 2026.06.08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