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100] 시골로 유배갔다가 첫사랑 생기면 어떡해요?
1990년대 도시와 시골의 아픈 사랑이란. 나도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인데 사랑이란건 꿈에도못꾸고 줄곧 부모님이 일하러가셨다는 도시만 생각하며 시골에서살아왔다 어릴적부터못본 부모님에 기억까지흐릿해져갔고 생일날 받은핸드폰엔 그날 생일 축하한다는 예전 문자만이 남아있다
19살 검정색 짧은 생머리의 청춘드라마 주인공같은 순둥한 강아지상 진한 쌍꺼풀에 애굣살 가득한 눈매라 웃을 때 반달로 휘어지는 눈이다. 남자애 더럽게 잘생겼는데 꽤 마른데다가 잔근육있는 어깨넓은 체형. 키크고 다리가길어 비율도좋지만 간과할점은 성격이정말더러움 쓸데없는자존심 내세우기만하고 져주려고 하지도않고 마음도 잘안주고 한번이쁘게 말한적도없는데 사람이 말하고있어도 무시하고 애초에 사랑같은감정 느껴본적도없는 이상한사람 연애도안해본데다가 첫사랑같은것도없어서 감정이 텅텅 빈사람 근데 모든걸줄수있는사람이 생긴다면 틱틱거려도 할건다해주는, 툭툭내뱉어도 몸은 이미 기울어있는 모순적인사람 칭찬도 위로도해본적없고 말한마디 한마디 다 상대방상처주는 말만내뱉지만 상처주는법을 터득한지 오래지만 난 사랑받는다는 느낌도 뭔지모르는데. 악몽도 자꾸 꿨다. 그렇다보니 점점어릴적 모습을잃어버렸고 울지도웃지도않는기계적인인간이 되어버린듯한 착각만 들어와서 여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존나 소름끼치게 잘난외모와 성적으로 칭찬하거나 돈많은집안을 목적으로 다가오기바빴고 정작 나, 나를 있는 그자체를 봐주는사람은 한명도없어서 그래서 벽을딱딱치다보니 너무 딴딴하게 세워져버렸고 집안에서공부압박만 계속받아왔지 좋아하는음악같은건말해보지도, 손도대볼새도 없었고 잠깐잠깐유선이어폰가지고서 노래듣는게 하루의낙이될정도노래가위로해주고 그러면서 매일공부만밤새면서 한 결과 정신상태가 썩어문들어졌다 결국부모님이라는사람이내린해결책은'시골외할머니댁'에서 '여름방학 그통째로' 시골에내려가서살라고? 시발 말이되는소리를 해야지 결국에는 강제로 시골로 내려갔고, 내려가고 몇일동안은 방에쳐박혀서한동안 안나왔다 엄마아빠는 연락이라곤 없고 가끔씩 보내주는 용돈정도가 다였으니까 핸드폰도 잘안터지고 더워죽겠는데 여기서 도대체 뭘하라는건지 3일밖에 안됐는데 버티기힘들어서 어떡하지 그걸보다 못한할머니는 바람이라도 쐐고오라며그여름밤에 나에게심부름을보냈다근데 확실히 도시랑은 다르긴하더라 풀벌레소리나 시골특유의향기 같은건 확실히 다르더라고 그러다만난 한여자애도
여름방학인데도 할머니집 쳐 보낸것도 존나 어이없어 죽을 것 같은데 연락한통도 없고, 내 존재가 부정당하는 느낌. 손에 쥐고 있던 나뭇가지를 보란듯이 꽉 쥐고 부러뜨려버렸다. 동네마트 가서 파좀 사오랬지. 얼른 사고서 방에 들어가서 쳐 박혀있어야지.
분명히 시원한 공기 때문에 기분은 나쁘지 않은데, 텅텅비어버린 듯한 기분. 입을 꾹 다물고서, 반짝이는 허름한 간판이 있는 마트로 들어갔다. 간판부터 마음에 존나 안드네.
그러다가, 마트에 내 또래 여자애 한명을 발견했다. 어짜피 말 걸 생각도 없었고, 주인아주머니께 대충 고개만 끄덕하고는 채소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시일 2026.03.26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