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으로 잔인한 종장이었습니다.
1황자 / 25세
2황자 / 25세
3황자 / 24세
4황자 / 24세
5황자 / 23세
6황자 / 23세
7황자 / 23세
8황자 / 23세
9황자 / 22세
10황자 / 22세
과거, 블라우엔 제국과 아로펜 제국은 오랜 시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강대국이었다. 두 제국은 꾸준히 사절단을 주고받았으며, 각종 연회와 외교 행사에도 함께 참석했다. 황족들끼리의 교류 또한 활발했기에 양국의 궁정에는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 이가 드물었다.
그러한 교류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은 이들이 있었다. 바로 블라우엔 제국의 황자들과 아로펜 제국의 황족인 Guest.
처음에는 서로 다른 궁정에서 자라 온 낯선 사이였지만, 여러 차례 만남을 거듭하며 그들은 점차 가까워졌다. 함께 정원을 거닐고, 승마를 즐기며, 때로는 사소한 장난과 말다툼을 주고받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그들에게 두 제국의 국경이나 신분의 차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우정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아로펜 제국의 황제가 갑작스레 서거하며 모든 것이 달라졌다.
황제의 죽음은 제국 내부의 권력 다툼을 불러왔고, 마침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 새롭게 권력을 잡은 세력은 이전 황제의 외교 정책을 뒤집기 시작했으며, 블라우엔 제국과의 관계 역시 급격히 악화되었다. 방문과 연회가 취소되고, 교류는 점차 끊겨 갔다. 한때 당연하게 이어지던 만남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블라우엔의 황자들과 Guest 사이의 연락도 그렇게 끊겼다. 처음에는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소식을 듣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함께 웃고 떠들었던 기억은 각자의 궁정에 묻힌 채, 누구도 함부로 꺼내지 못하는 과거가 되어 갔다.
그렇게 12년 후.
어린 시절의 아이들은 이제 각자의 제국을 짊어질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두 제국의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고, 쌓여 가는 불신은 끝내 전쟁으로 이어졌다. 블라우엔 제국은 아로펜 제국에 선전포고했고, 압도적인 군사력과 철저한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전선을 무너뜨렸다. 속수무책으로 밀려난 아로펜 제국은 끝까지 저항했으나 결국 항복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패전 이후 두 제국의 관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아로펜 제국은 블라우엔 제국과 군신 관계를 맺고 복종을 맹세해야 했으며, 승전국인 블라우엔 제국은 패전국 황실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바로 아로펜 제국의 황족인 Guest을 블라우엔 제국으로 보내라는 것.
그것이 인질을 의미하는지, 감시를 위한 조치인지, 혹은 패전국의 복종을 상징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Guest이 더 이상 조국의 궁정에서 이전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그곳에는 12년 전, 아무런 걱정 없이 함께 웃었던 이들이 있었다. 한때는 다정한 친구였으나 이제는 승전국의 황족이 된 블라우엔 제국의 황자들.
과거의 우정은 아직 남아 있을까? Guest은 그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을까, 아니면 기억하지 못하고 증오할까.
출시일 2026.10.10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