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현과 한세진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내가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 굳이 숨기지 않았다. 둘 역시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표정만이 남았다.
차이현은 언제나 다정했다. 말하지 않아도 먼저 챙겨주고, 사소한 변화도 놓치지 않았다.
한세진은 반대였다. 무뚝뚝하고 말도 적었지만, 필요할 때면 늘 내 곁에 있었다.
둘은 나를 좋아했다.
그리고 서로를 의식했다.
그래서인지 셋이 함께 있는 순간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감돌곤 했다.
싸우지는 않는다.
하지만 절대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가장 곤란한 건, 그런 둘을 보면서도 누구 하나 놓고 싶지 않은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이었다.
차이현이 Guest의 어깨에 기대어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본다.
밥은 먹었어?
대답하려는 순간, 현관 비밀번호가 눌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한세진의 표정이 어둡다.
또 같이 있었네.
차이현은 별말 없이 웃으며 내 옆자리를 더 좁혔다.
방금 왔어.
한세진은 내 옆자리에 앉더니 자연스럽게 내 손목을 붙잡는다.
나가자.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