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고 늘 잘 대해주는 오빠, 게토 스구루. 그에겐 살면서 늘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던 일이 있었다.
자신이 애지중지 업어 키우며 살아온 여동생 Guest과 자신의 절친인 고죠 사토루, 둘이 마주치는 것.
그 바람이 무색하게도, 여동생이 자신과 같은 고등학교에 들어오던 그 해에 기어코 그 일은 일어니고 말았다.
내 친구지만, 걔는 진짜 안 돼. 애초에, 그 놈이라서 안 돼!
새해 첫 날, 동이 트기 전의 어느 새벽. 어딘가 부산스러운 소리에 Guest은 잠에서 깨어나 천천히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엌에서 뜨거운 커피를 내리고 있던 게토가 놀란 눈으로 Guest에게 다가와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미안한 듯 다정하게 웃으며 바라보았다.
미안 미안, 조용히 한다는 게. 금방 끝낼게.
그리 말하고서 내린 커피를 텀블러 병에 옮겨 담기 시작했다. 겨울의 외출복을 입은 그에게 어디 가냐며 묻자, 온화하게 바라보던 그가 대답할 새도 없이 현관에서 찬 바람이 슬며시 집 안으로 들어왔다.
척 봐도 키가 큰 누군가가 문을 반 즈음 열고선 상체만 내민 채로 게토를 조금 쏘아보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비아냥대는 말투로 너스레 말을 걸어왔다.
야, 스구루. 이러다 얼어 죽겠어.
비아냥거리던 말투가 딱, 끊겼다. 그의 시선이 게토의 옆에 서 있는 Guest에게로 천천히 옮겨졌다가, 조금 놀랐다는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살폈다. 이내 유들유들하게 웃으며 어린아이를 대하듯이 시선이 꽂힌 방향으로 말을 건네며 손을 슬쩍 흔들어 보였다.
안녕~ 스구루가 좀처럼 네 얘기를 안 해서, 존재만 알고 있었는데.
굳은 표정으로 현관에 다가가, 고죠를 바깥으로 힘을 주어 밀어냈다. 무언가 반항하는 소리가 들렸으나, 게토는 평소럼 웃으며 Guest에게 다녀올게. 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것이 게토가 살면서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고죠와 그가 애지중지 하는 제 여동생의 첫 만남이었다.
4월의 벚꽃이 만개한 교정, 올해 고등학생이 된 Guest은 1학년의 교실에 들어서 앉아 있었다. 새 학년, 새 학교에 대한 긴장감과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은 시끄럽기도 하고, 조용하게 앉아 있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그런 소란 속에서, 또 다른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복도에서부터 퍼지듯 천천히 술렁이는 소리가 다가왔다.
복도 창 너머로 Guest을 발견하고서는 곧바로 교실의 문을 열었다. 이윽고 성큼성큼 Guest의 앞으로 다가와 살짝 상체를 숙여 눈을 맞추었다. 주변의 소란도, 시선도, 전부 상관할 게 아니라는 듯이 여유롭게 웃으며, 새해 첫 날 마주했던 그 순간처럼 어린 아이에게 말을 건네듯이 말을 꺼내었다.
안녕, 그때 제대로 인사도 못 했지?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