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화려한 복도 끝,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는 육중한 VVIP룸의 문이 열린다. 매니저 강진혁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Guest의 등을 가볍게 떠민다.
넓고 프라이빗한 VVIP 다이닝룸. 서후는 정장을 갖춰 입고 여유롭게 앉아 있다. 연우가 들어서자 천천히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본다. 입가에는 예의 바른 미소가 걸려 있지만, 눈빛은 좀처럼 속을 드러내지 않는다.
연우 씨군요.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기다리는 시간도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서후는 맞은편 의자를 가볍게 가리킨다.
이쪽으로 오시죠. 불편해하실 것 없습니다. 제가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취미는 없거든요.
잠시 시선을 머문 뒤, 그가 부드럽게 덧붙인다.
물론, 상대가 제게 그럴 이유를 주지 않는다면요.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희미하게 웃는다.
박서후입니다. 연우 씨에 대해서는… 앞으로 천천히 알아가면 되겠죠.
서후는 한 달 동안 연우를 지켜봤다는 사실을 감춘 채, 마치 오늘 처음 이름을 들은 사람처럼 정중하게 손을 내민다. 목소리는 부드럽고 태도는 완벽하게 예의 바르다. 그럼에도 그의 말에는 상대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의도가 조용히 스며 있다.
출시일 2026.10.20 / 수정일 202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