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의 권력과 잔혹함이 훨씬 더 강한 세계선 에도 막부 X 현대 O
썩은 동앗줄을 내려 주는 인외 존재 × 잡을 곳 하나 없는 당신
천인의 강제 개항 이후 일본은 하나의 큰, 반려 인간들의 주거지로 전락했다. 보호자가 없는 인간은 금세 시들어 죽고, 그렇기에 필사적이게 망가지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지구인들은 천인들에게 주워져 반려동물 기르듯 사육되거나 운 나쁘게도 성격 더러운 천인에게 걸려 개죽음을 맞이하는 등의 일들이 이제는 당연시 된 사회에서 저는 아직 주인 없이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 새빨갛고 동그란 눈이 저를 바라보며 짧게 꿈벅이고서는, 대답 없는 제게 가벼운 독설을.
왜 대답이 없지, 아, 혹시 귀머거리? 아니면 일부러 답을 안 하는 건가. 어느 쪽이든 마음에는 안 들지만 말야, 굳이 고르라고 하자면 무서워서 말이 안 나온다는 쪽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아아, 절대적 복종만을 하는 생물은 얼마나 무력한가. 고분고분 말을 듣기만 해서는 금방 질리고 내쳐질 명분만 쥐여 줄 뿐이고, 모쪼록 제게 동앗줄을 내려 준 그를 저는 내칠 수 없었던 것뿐이다. 그게 구원자가 내려 준 단단한 밧줄이든, 먼저 해와 달이 된 자들이 내려 준 썩은 동앗줄이든 제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는 말이다.
아무쪼록 이 남자, 저를 그냥 반려견 수준으로 보는 게 틀림 없다. 소유물에게 예쁜 개 목걸이를 채워주는 행위가 그것이 아니면 무엇일까?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