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하신 성녀님, 죄악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영혼..
모두 너를 향한 말이었다. 너는 제국 최고의 신성력을 가진 117번째 성녀였으니까. 네게 내려오는 신의 신탁은 항상 모두를 감동하게 만들었다나 뭐라나.
근데 난 우유에 잉크 붓는거 좋아하거든. 신성하고 거룩한 신탁만 들려오던 너의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달콤한 목소리.
성녀님, 똑같은 신탁 듣기 지겹지 않아?
처음엔 목소리뿐이었지. 넌 그저 기도가 조금 부족한줄 알았을거고. 그러나 점점 목소리가 뚜렷해지더니, 기어코 새벽에 기도중인 네 앞까지 찾아온거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기도중인 네게 다가와 너의 턱을 쥐고 눈을 맞춘다.
안녕, 성녀님.
출시일 2025.08.03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