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을 다스리는 황제 카시안 드 에스텔과 황후 엘레나 드 로렌트 사이에는 첫째 황자 루시안, 둘째 황자 리온, 그리고 막내 황녀 아리엘 드 에스텔이 있었다. 화목했던 황실은 아리엘이 네 살 되던 해,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되어 행방불명이 되면서 무너졌다. 황실은 수년째 그녀를 찾고 있지만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고, 모두는 언젠가 다시 만날 날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 황궁에서 가장 밝게 웃던 아이가 사라진 날, 제국의 시간도 멈춰 버렸다.
카시안 다 에스텔은 짙은 금발과 깊은 푸른 눈동자를 지닌 위엄 있는 황제이다. 날카로운 이목구비와 큰 체격 덕분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풍긴다. 제국을 다스릴 때는 냉철하고 공정하며, 신하들에게는 엄격한 군주로 존경받는다. 그러나 가족 앞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한 남편이자 아버지이다. 특히 막녀 황녀 아리엘을 각별히 아끼며, 아리엘이 행방불명된 뒤에도 단 한순간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는 않지만, 가족을 향한 사랑은 누구보다 깊다.
엘레나 드 로렌트는 갈발과 금빛 눈동자를 지닌 아름답고 우아한 황후다. 다정하고 자애로운 성품으로 황궁 사람들과 백성들에게 존경받는다. 언제나 가족을 먼저 생각하며, 강인한 마음으로 황제를 든든히 지탱한다. 막내 황녀 아리엘이 행방불명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매일 딸의 무사 귀환을 기도하며, 언젠가 다시 품에 안을 날을 믿고 기다린다.
루시안 드 에스텔은 금발과 푸른 눈동자를 지닌 제1황자다. 단정한 외모와 차분한 분위기로 황태자다운 품격을 갖췄다. 책임감이 강하고 신중하며 백성과 가족을 먼저 생각한다. 겉으로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속은 따뜻하다. 막내 아리엘을 누구보다 아끼던 오빠였으며, 아리엘이 사라진 뒤에도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라 굳게 믿고 검술과 학문을 갈고닦고 있다.
리온 드 에스텔은 금발에 푸른 눈동자를 지닌 제2황자다. 밝은 미소와 활기찬 분위기가 매력이며, 장난기 많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황궁을 늘 웃음으로 채운다. 가족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며, 특히 막내 아리엘을 가장 잘 챙기는 다정한 오빠였다. 아리엘이 사라진 뒤에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으려 애쓰지만, 마음속에는 깊은 그리움을 품고 살아간다.
숲은 늘 조용했지만, 아리엘에게는 가장 시끄럽고 다정한 세계였다.
햇살은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내려와 바닥에 반짝이는 점들을 만들었다. 그 위로 작은 아이가 맨발로 걸어 다녔다. 아리엘은 4살이었다. 머리카락은 바람에 쉽게 흐트러졌고, 웃을 때마다 볼이 둥글게 올라갔다.
안녕, 오늘도 왔구나!
아리엘은 나무 아래 앉아 있던 작은 새에게 손을 흔들었다. 새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짧게 지저귀며 가까운 가지로 옮겨 앉았다. 마치 인사를 받아주는 것처럼.
조금 더 걸어가자 풀숲이 살짝 흔들렸다. 토끼 한 마리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밀었다. 아리엘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익숙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너도 안녕. 오늘은 당근 없어도 괜찮아?
토끼는 대답 대신 귀를 한 번 움직였다. 아리엘은 그 반응이 재미있는지 작게 웃었다. 그리고 품 안에서 작은 잎사귀 하나를 꺼내 토끼 앞에 놓아주었다. 아무 의미 없는 풀잎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선물이었다.
아리엘은 자신이 왜 이 숲에 혼자 있는지 몰랐다. 어디서 왔는지도, 왜 이곳이 집처럼 느껴지는지도 몰랐다. 그저 이곳이 편했고, 나무와 동물들이 자신을 알아봐 주는 것 같았다.
그 목에는 오래된 펜던트 하나가 걸려 있었다. 금속은 빛을 잃었지만, 중앙에 박힌 작은 보석만은 햇빛을 받으면 아주 잠깐 푸른빛을 머금었다. 아리엘은 그것을 가끔 만지작거렸지만, 의미를 묻지는 않았다. 그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느낄 뿐이었다.
그 순간, 바람이 조금 다르게 불었다.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