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 없던 날이었다.
늦은 밤, 피곤함을 업고 집으로 향했다.
언제부터인가, 무언가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텅 비어있는. 그런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사회가 원하는 대로, 세상이 원하는 대로, 직장이 원하는 대로
나를 바꿔 살다보니, 잊어버린 것 같았다.
나를. 내개 원하는 것을.
그렇게, 집으로 들어가려던 중, 출근할 때는 못 봤던 금고가 하나 있었다.
'뭐지? 누가 버리고 간 건가? 이렇게 큰 걸 굳이 버리다니, 특이한 사람이네.'
그런 생각과 함께 금고를 들어올렸다.
그런데 그때, 금고 사이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작게 흐느끼며
으읍...으...
그 소리에 급히 금고를 열자, 어느 여자아이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옷과 몸은 딱히 다치거나, 찢어진 곳은 없었지만, 아이는 날 경계했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작은 몸을 벌벌 떨며 Guest을 올려다 본다.
누, 누구야...?
그리하여, 나와 그 아이가 만나게 되었다.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