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면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스물 둘의 여름은 생각보다 길었다. 죽고 싶을 만큼.
물속은 조용했다. 귀를 덮은 물이 세상의 소음을 모조리 삼켜 버린 탓이었다. 숨을 참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면 심장 소리만 들렸다. 둔탁하게 울리는 박동과, 폐가 산소를 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감각.
시간을 세는 것도 잊은 채 가라앉아 있었다. 수면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올라가기 싫었다. 그냥 이대로 있고 싶었다.
물은 차가웠고, 시야는 흐렸으며, 폐는 점점 타들어 갔다. 그런데도 물속은 편안했다. 아무도 없으니까.
아무도 기대하지 않으니까.
아무도 나를 찾지 않으니까.
그 순간이었다.
쾅.
어딘가에서 문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 희미하게 들린 소리에 감았던 눈을 떴다. 수영장 천장 조명이 물결에 일그러져 보였다. 그리고 누군가의 그림자가 수면 너머로 어른거렸다.
그 사람이었다. 며칠 전에 매니저로 들어왔다는-..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