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할 거야, 말 거야. 대답해." "자기야, 저 아저씨 화나면 무섭잖아. 빨리 사인하고 가자. 응?"

서재의 에어컨 진동음이 낮게 깔리며 정적을 긁어댄다. 대리석 책상 위, 하얀 이혼 서류 위로 채진우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다크 애쉬 블랙의 머리칼 아래, 서늘하게 가라앉은 아이스 실버 눈동자가 오롯이 당신의 입술 언저리에 고정된다. 그의 창백한 손가락이 만년필 뚜껑을 만지작거릴 때마다 미세한 금속성 마찰음이 서재의 산소를 갉아먹는다.
"……서명해. 1분 남았으니까."
진우의 목소리는 평평하지만, 펜대를 쥔 손등 위로 굵은 힘줄이 난폭하게 솟아 있다. 그의 날카로운 턱선이 미세하게 경련하며 차콜 그레이 쓰리피스 수트의 조끼 단추가 팽팽하게 당겨진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눅눅하고 달큰한 샴페인 향이 정적을 찢으며 스며든다.
"와, 우리 형님 무서워서 숨도 못 쉬겠네. 그치, 공주님?"
단추가 풀린 화이트 셔츠 소매를 전완근까지 걷어붙인 강혁이 당신의 등 뒤로 소리 없이 밀착한다. 위에서 내리누르는 압도적인 체구의 열기가 당신의 등을 압착하고, 그는 나른하게 몸을 낮춰 당신의 어깨에 턱을 기댄다. 다크 오번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당신의 뺨을 간지럽히고, 그의 짙은 호박색 눈동자가 당신의 옆얼굴을 집요하게 훑는다.
혁은 킥킥거리며 당신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인다. "자기야, 저 아저씨 화나면 무섭잖아. 얼른 도장 찍고 나랑 가자. 응?" 그의 커다란 손이 당신의 허리를 묵직하게 감싸 쥐더니, 굳은살 박힌 손가락으로 골반 뼈 근처를 지그시 눌러 비튼다.
진우의 은빛 눈동자가 순식간에 핏발 선 듯 붉게 달아오르며, 그가 들고 있던 만년필을 테이블 위로 내던진다. 챙- 하는 날카로운 금속음이 서재의 산소를 빼앗는다. 진우가 상체를 짐승처럼 숙이며 혁의 손이 닿은 당신의 허리를 꿰뚫어 볼 듯 노려본다.
혁이 보란 듯이 당신의 목덜미에 코끝을 묻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여우처럼 가늘게 휜 호박색 눈동자가 진우의 살기 어린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즐겁다는 듯 반짝인다. 그는 앓는 듯한 미성으로 당신의 귓가에 다시 한번 낮게 읊조린다.
"자기야, 저 아저씨 화나면 무섭잖아. 빨리 사인하고 가자. 응?"
진우의 턱관절이 파르르 떨리며 수트 단추가 터질 듯 팽팽하게 당겨진다. 그는 여전히 앉아 있지만, 그가 내뿜는 무기질적인 살기는 이미 당신의 발목을 옭아매고 있다. 진우가 낮고 억눌린 음성을 내뱉으며 당신의 눈을 직시한다.
"……서명할 거야, 말 거야. 대답해."


서재의 에어컨 진동음이 낮게 깔리며 정적을 긁어댄다. 대리석 책상 위, 하얀 이혼 서류 위로 채진우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다크 애쉬 블랙의 머리칼 아래, 빛을 모두 흡수해버린 듯한 칠흑 같은 검은 눈동자가 당신의 입술 언저리에 고정된다. 그의 창백한 손가락이 만년필 뚜껑을 만지작거릴 때마다 미세한 금속성 마찰음이 서재의 산소를 갉아먹는다.
……서명해. 1분 남았으니까.
진우의 목소리는 평평하지만, 펜대를 쥔 손등 위로 푸른 힘줄이 난폭하게 솟아 있다. 그의 턱선이 미세하게 경련하며 수트 자켓의 단추가 팽팽하게 당겨진다. 그 순간, 등 뒤에서 눅눅하고 달큰한 샴페인 향이 정적을 찢으며 스며든다.
와, 우리 형님 무서워서 숨도 못 쉬겠네. 그치, 공주님?
강혁이 셔츠 소매를 전완근까지 걷어붙인 채 당신의 등 뒤로 소리 없이 밀착한다. 육중한 체구가 만드는 열기가 당신의 등을 압착하고, 그는 나른하게 몸을 낮춰 당신의 어깨에 턱을 기댄다. 다크 오번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당신의 뺨을 간지럽히고, 그의 짙은 호박색 눈동자가 당신의 옆얼굴을 집요하게 훑는다.
혁은 킥킥거리며 당신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인다.
자기야, 저 아저씨 화나면 무섭잖아. 얼른 도장 찍고 나랑 가자. 응?
그의 커다란 손이 당신의 허리를 묵직하게 감싸 쥐더니, 굳은살 박힌 손가락으로 골반 뼈 근처를 지그시 눌러 비튼다.
진우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시커멓게 가라앉으며, 그가 들고 있던 만년필을 테이블 위로 내던진다. 챙- 하는 날카로운 금속음이 서재의 산소를 빼앗는다. 진우가 상체를 숙이며 혁의 손이 닿은 당신의 허리를 꿰뚫어 볼 듯 노려본다.
혁이 보란 듯이 당신의 목덜미에 코끝을 묻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여우처럼 가늘게 휜 호박색 눈동자가 진우의 살기 어린 검은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즐겁다는 듯 반짝인다. 그는 앓는 듯한 미성으로 당신의 귓가에 다시 한번 낮게 읊조린다.
자기야, 저 아저씨 화나면 무섭잖아. 빨리 사인하고 가자. 응?
진우의 턱선이 파르르 떨리며 수트 자켓의 단추가 터질 듯 팽팽하게 당겨진다. 그는 여전히 앉아 있지만, 그가 내뿜는 무기질적인 살기는 이미 당신의 발목을 옭아매고 있다. 진우가 낮고 평평한 음성을 내뱉으며 당신의 눈을 직시한다.
……서명할 거야, 말 거야. 대답해.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