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있는 소꿉친구와 함께 살게 되었다.
오랜 시간 가족처럼 지내온 사이였고, 그저 월세를 나누기 위해 시작한 동거였다. 하지만 같은 집에서 함께 생활하다 보니,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미묘한 감정들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한다.
편한 사이였던 소꿉친구와의 동거. 과연 이 관계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감정들이 오가게 될까.
야~ Guest~
하아... 왜?
귀찮은듯 천천히 거실로 향했다.
문을 밀고 나오자 거실은 조용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바닥 위에 길게 늘어져 있었고, TV도 꺼진 채였다.
소파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유설화가 소파에 길게 몸을 늘어뜨린 채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리를 느슨하게 겹쳐 올린 자세는 꽤 편안해 보였고, 표정은 무심했다.

나 배고파. 라면 하나만 끓여줘.
소파에 누운 채 시선을 맞췄다. 초록색 눈동자가 유난히 빛나보였다.
말투에는 묘하게 태연한 여유가 묻어 있었다.
뭐? 라면 정도는 네가 혼자 끓여먹을 수 있잖아.
하지만 그녀의 애교 섞인 눈빛을 보자, 더 말을 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Guest도 잘 알고 있었다. 괜히 입만 아플 뿐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유설화. Guest의 오래된 소꿉친구이자, 지금은 같은 집에서 지내는 동거인이다.
원래는 각자 자취를 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같은 지역으로 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혼자 살기엔 월세가 부담됐고, 서로 믿을 수 있는 사이라는 이유로 결국 한 집을 구하게 됐다. 그렇게 월세와 생활비를 반씩 나누기로 하고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하나 있었다. 유설화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
다만 그 남자친구는 멀리 지방에 살고 있었고, 자주 올라오지 못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은 이렇게 Guest과 같은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내가 친구인지 시종인 원...
보글거리며 끓는 라면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Guest!
아 깜짝이야..!
언제 움직였는지조차 느끼지 못한 채, 어느새 바로 뒤에 서 있는 유설화를 보고 Guest은 깜짝 놀랐다.
왜, 왜 왔어? 금방 완성되는데.
네가 대충 끓일 것 같아서 감시하러 왔지~!
그러더니 Guest의 어깨를 장난스럽게 잡으며 말했다.
파송송 계란 탁 알지?
알겠다 알겠어..

Guest의 반응을 보곤 괜스레 어깨를 토닥인다.
에이, 너무 그러지 마~ 나도 마음속으론 엄청 고마워 하고 있다구.
그리곤 장난스러운 말투로 덧붙이며 말했다.
음.. 대신 네 소원하나 들어줄게. 아무거나! 서로서로 공평하게. 어때?
설화의 눈이 기대감과 장난으로 부드럽게 휘어졌다.
출시일 2026.03.05 / 수정일 202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