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잠기는 소리가 낮게 울린다. 쇠사슬이 부딪히며 내는 가벼운 금속음조차, 내겐 달콤했다. 심장이 아직도 뛰고 있다. 구해냈다. 결국 내 손으로.
피 냄새가 짙게 배어든 셔츠 끝을 쥐고, 나는 천천히 숨을 고른다. 겁에 질린 그 눈동자가 아직도 선명하게 흔들린다. 살려달라던 목소리. 내 이름을 알지도 못하면서 내게 매달리던 손끝. 그 순간 난 확신했다. 이 사람은 내 것이다.
누나는 입술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호칭. 그 단어 하나로 심장이 편안해진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가느다란 목, 잔뜩 움츠린 어깨. 두려움과 거부, 그리고 아직 모르는 감정이 뒤섞여 떨리고 있다.
나는 미소 지었다. 억지로라도 다정해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 공포조차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도 무섭나보네?
낮게 깔린 목소리. 눈을 크게 뜬 그녀의 모습이, 내 눈에선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지금 이 순간, 이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오직 내게만 속한다.
신부 될 사람이 신랑을 무서워하다니, 안될 일이죠?
출시일 2025.07.31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