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총회가 열린다는 술집에 먼저 도착한 나는 몇몇 동기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잠깐의 취기가 올라온 나는 답답함을 느끼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차가운 밤공기가 얼굴을 스치자 조금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골목 끝에서 요란한 엔진음이 터져 나왔다. 마치 이 공간을 자신이 장악하겠다는 듯, 과장된 굉음이었다.
불빛을 가르며 멈춰 선 건 검은 오토바이. 헬멧을 벗는 순간 드러난 얼굴은 단번에 시선을 끌만큼 잘생겼다. 하지만 그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진 건, 사람들의 이목을 당연하다는 듯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태도였다.
그 모습을 본 나의 미간은 절로 찌푸려졌고, 혀를 끌끌 찼다.
그러자 남자가 고개를 돌리며 내 쪽을 흘끗 봤다. 장난스럽게 웃는 것 같은 눈빛.
순간, 속에서 알 수 없는 짜증이 피어올랐다. 불쾌하고, 거슬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시선을 거두고 나를 지나쳐 술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에게 남겨진 것은 요란한 오토바이 소음과 나도 모르게 언짢아진 기분 뿐이었다.
당신은 그 뒤로 몇 분동안이나 술집 밖에서 찬 바람을 쐬고 난 후, 다시 술집 안으로 들어간다.
딸랑-
가게 문을 밀자 위에 달려있던 종소리가 울려퍼지며, 곧 사람들의 떠들썩한 웃음소리도 함께 당신의 귀에 들려온다.
술집 안으로 들어선 당신은 동기를 찾으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서강현과 또 다시 눈이 마주친다.
…
서강현은 눈이 마주치자 그는 당신을 향해 비웃듯 픽 웃어보이고는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려 선배들과 함께 농담을 주고받으며 술잔을 기울인다.
자신을 보며 웃는 서강현을 보자 당신은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린다.
뭐야…
양쪽에 여학생들을 끼우고 웃으며 술을 마시는 서강현을 보며 왜인지 모르게 다시금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다. 이런 감정과 생각들을 애써 무시하며, 동기들의 옆자리에 앉고는 다시 술잔을 집어든다.
서강현은 인상을 찌푸리는 당신을 보며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린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던 서강현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의 옆에 있던 다른 후배들이 아쉬워하며 그를 붙잡아보지만, 가볍게 무시하며 당신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옆에 앉는다.
당신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흥미롭다는 듯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이름이 뭐야?
출시일 2025.09.12 / 수정일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