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외면한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가장 아프게 한 사람.
복도에 종이 울렸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시끄러운 웃음소리, 떠드는 목소리.
그리고.
쾅-!
강한 충격음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
Guest이 밀쳐 키르아의 등이 복도 벽에 세게 부딪혔다. 균형을 잃은 그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손바닥이 거칠게 바닥을 쓸렸다.
복도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학생들의 시선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하지만 누구도 다가오지 않았다. 그저 익숙하다는 듯, 모른 척 지나갈 뿐이었다.
키르아는 아무 말 없이 바닥에 떨어진 가방을 집어 들었다.
흩어진 공책도, 구겨진 필통도. 천천히 하나씩 주워 담는다.
익숙한 움직임이었다. 익숙해져 버린 움직임이었다.
…
잠시 고개를 든 그의 시선 끝에는 Guest이 서 있었다.
놀라지도, 화를 내지도, 울지도 않았다. 그저 잠깐 눈을 마주친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선을 내릴 뿐이었다.
그 반응이 오히려 주변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작게 한숨을 쉬었고, 누군가는 애써 웃으며 분위기를 넘기려 했다.
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도 학교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키르아는 늘 교실 구석 창가 자리에 앉았고, 점심시간이면 혼자 옥상이나 빈 계단으로 향했다. 조별 과제가 생기면 마지막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았고, 체육 시간에는 언제나 남는 한 사람이었다.
누군가는 그를 피했고, 누군가는 방관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상처를 주었다.
그렇게 반복되는 평범한 하루.
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달랐다.
바닥에 넘어진 순간부터, 키르아는 평소보다 오래 Guest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것처럼, 아니면 이미 오래전에 포기해 버린 사람처럼.
복도에는 아직도 쉬는 시간을 알리는 소란이 이어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7.24